KIA 타이거즈가 4연승을 달리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 무엇보다 핵심 선수들이 공수에서 완벽히 중심을 잡아주면서 무서운 힘을 발휘하고 있다. 시즌 전에 상상했던 일들이 그대로 일어나고 있다.
KIA는 3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선 양현종의 7이닝 무실점 호투와 최희섭이 멀티 홈런으로 5-0 승리를 거뒀다. 개막 4연승을 달리면서 심상치 않은 바람을 몰고 오고 있다. 당초 하위권으로 평가받았지만 이제는 무시 못할 전력으로 상대팀을 위협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KIA 위력이 그대로 드러났다. 먼저 선발로 나선 좌완 에이스 양현종은 지난 3월 28일 LG 트윈스와의 개막전보다 진화한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개막전에선 4개의 볼넷을 내주는 등 제구가 완전히 잡히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kt 타선을 상대로 날카로운 제구력을 선보이며 위기를 스스로 벗어났다.

최고 구속은 147km로 본인 스스로 “완전치 않다”라고 밝혔지만, 제구만큼은 정확했다. 굳이 빠른 공이 아니더라도 제구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한 것이다. 에이스다운 피칭으로 7이닝을 소화했다. 지난해 커리어하이를 기록한 양현종이 이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1선발의 자리를 확고히 할 수 있다.
공격에선 단연 최희섭의 활약이 빛났다. 그는 0-0으로 맞선 2회초 1사 후 필 어윈의 체인지업(134km)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결승포를 쏘아 올렸다. 이에 그치지 않고 3-0으로 앞선 8회초 1사 1루에선 이준형을 상대로 투런포를 날리며 699일 만에 멀티 홈런을 기록했다. 최희섭의 2홈런 3타점으로 팀은 확실히 승리할 수 있었다.
최희섭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강렬한 재기 의지를 보였고, 겨우내 많은 훈련량으로 올 시즌을 준비했다. 브렛 필-나지완-이범호로 이어지는 타선에 최희섭의 장타력이 가미된다면 최상의 타선을 구축할 수 있었다. 문제는 최희섭이 이전의 장타력을 회복할 수 있을까라는 시선도 존재했다. 그러나 최희섭은 개막 후 4경기서 이러한 우려를 말끔히 지워냈다.
3월 29일 LG전에서 솔로포로 방망이를 예열한 최희섭은 멀티 홈런까지 날리며 KIA가 꿈꿔왔던 상상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3번 타자로 나서고 있는 필은 이미 2홈런을 기록하면서 공격을 이끌고 있다. 이범호 역시 개막전에서 마수걸이포를 날렸다. 나지완의 홈런포가 아직 나오고 있지 않지만 3일 kt전에서 시즌 첫 타점과 함께 2안타로 활약했다. 홈런이 나오는 건 시간문제. 중심타선이 확실하다.
마지막으로 계산이 서는 불펜도 KIA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영필-심동섭-윤석민으로 어어지는 필승조가 순항하고 있다. 특히 마무리로 가세한 윤석민은 두 번의 등판에서 모두 세이브를 챙기며 뒷문을 확실히 잠갔다. 흔들리지 않는 투타의 중심이 생기면서 KIA의 전력도 한층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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