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도 첫 승 사냥에는 실패했지만 승리 못지 않은 수확이었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타일러 클로이드(28)가 정규 시즌 첫 등판에서 위력투를 선보였다. 그는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실점(3피안타 4볼넷 7탈삼진)으로 잘 막았다. 클로이드는 최고 144km의 직구를 비롯해 슬라이더, 커브, 컷패스트볼,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며 LG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1회 오지환, 정성훈, 이진영을 삼자 범퇴로 제압한 클로이드는 2회 2사 후 채은성의 몸에 맞는 공과 김용의의 우익선상 2루타로 2,3루 실점 위기에 처했다. 곧이어 최경철을 2루 땅볼로 유도하며 한숨을 돌렸다. 클로이드는 3회 손주인과 오지환을 범타로 유도한 뒤 정성훈에게 우중간 2루타를 얻어 맞았다. 이후 이진영을 헛스윙 삼진으로 잠재우며 3회 투구를 마쳤다.

4회 이병규(7번), 최승준, 채은성을 삼자 범퇴로 가볍게 처리한 클로이드는 5회 세 번째 위기에 놓였다. 안타 1개와 사사구 2개를 내주며 1사 만루 위기에 몰린 클로이드는 정성훈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며 1점을 허용했다. 이어 이진영(유격수 인필드 플라이)과 이병규(2루 뜬공)를 범타로 처리하며 더 이상 실점하지 않았다.
6회 세 타자 모두 범타로 잠재운 클로이드는 3-1로 앞선 7회 신용운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하지만 7회 수비 실책이 겹치는 등 3-3 동점을 허용하는 바람에 클로이드의 시즌 첫 승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클로이드는 시범경기에 두 차례 등판해 1승 1패를 거뒀다. 평균 자책점은 12.38로 높았다. 클로이드는 지난달 12일 포항 LG전서 3이닝 8실점(5피안타(3피홈런) 3볼넷 2탈삼진)으로 무너졌다. 이어 19일 마산 NC전에서는 5이닝 3실점(3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3탈삼진)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류중일 감독은 3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시범경기에선 맞았지만 이번에는 잘 해주기를 바란다"고 그의 호투를 기대했다. 시즌 첫 승은 불발됐지만 클로이드의 투구 내용에 대해서는 박수를 보냈다. "선발 클로이드의 승리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7회 실점 과정에서 아쉬움이 컸다"는 게 류중일 감독의 말이다.
클로이드가 시즌 첫 등판을 승리로 장식했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았겠지만 벤치의 신뢰를 회복했다. 시범경기 첫 등판의 부진을 떨쳐냈다는 자체 만으로도 승리 못지 않은 수확이었다. 피가로와 함께 외인펀치를 구축할 희망까지 생겼다는 점은 더 큰 수확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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