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선수들이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가장 큰 화두는 역시 ‘부상’이었다. 이 부상 악재를 극복하고 2015년 또 다른 아시아 바람을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렇지 못한다면 아시아 선수들의 내구성 의혹은 더 짙어질 수밖에 없다.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일정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 선수들도 다가오는 시즌을 앞두고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다만 부상과 연관된 부분 때문에 시범경기 성적표는 다소 엇갈렸다는 평가다. 시즌을 앞둔 컨디션 관리가 화두로 떠오른 것도 이 때문이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선수는 역시 다르빗슈 유(텍사스)다. 지난해 팔꿈치 이상으로 시즌을 조기에 접었던 다르빗슈는 시범경기 등판 중 다시 통증이 재발했다. 결국 팔꿈치인대접합수술(토미존서저리)을 받으며 시즌아웃됐다. 다음 시즌 중반까지는 등판이 힘들 전망이다. 에이스를 잃은 텍사스는 울상이다. 또 한 번의 ‘대박 계약’, 그리고 아메리칸리그 최고 투수를 향해 달려나가던 다르빗슈의 보폭도 완전히 멈췄다.

지난해 14승을 거두며 2년 연속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한 류현진(LA 다저스)도 어깨 통증에 발목이 잡혔다. 역시 지난해 두 차례 자신을 괴롭히며 로테이션을 거르게 한 주범이다. 류현진은 관리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시범경기 중반 통증이 재발하며 주사 치료를 받았다. 예방 차원이 강하다는 점은 있지만 개막전 출발은 좌절됐다. 현지에서는 빨라도 4월 중순 이후에나 돌아올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4월 일정을 상당수 건너 뛸 가능성도 존재한다.
부상을 당하거나 장기부상은 아닌 경우지만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후지카와 규지(텍사스)도 부상이라는 단어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지난해 팔꿈치 통증으로 큰 관심을 불러 모았던 다나카는 순조롭게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그러나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방심은 금물이다. 구속 자체가 다소 떨어졌다는 의견, 팔꿈치 부담 때문에 주무기인 스플리터의 위력이 반감될 것이라 보는 의견도 있다.
최근에는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전설적인 투수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다나카의 팔꿈치에 정면으로 의혹을 제기하며 논란이 커졌다. 마르티네스는 “양키스가 어떤 마법을 부릴지 모르겠지만 이대로 가면 다나카의 팔꿈치는 시즌을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정면으로 수술을 피한 결정을 비판했다. 시범경기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07을 기록하며 양키스의 개막 선발로 내정된 다나카는 시즌 내내 이런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시범경기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하며 무난한 출발을 알린 이와쿠마도 손가락에 물집이 잡히는 증상으로 시범경기 막판 투구가 중단됐다. 다만 첫 등판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점이 다행. 후지카와는 시범경기 막판 사타구니 근육에 이상징후가 생겨 부상자명단(DL)에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 외 스프링캠프 돌입 당시부터 햄스트링 부상으로 일정이 꼬인 우에하라 고지(보스턴)는 시즌 개막 출발을 함께 하지 못할 공산이 매우 높다. 와다 츠요시(시카고 컵스) 역시 다리 부상을 당해 선발진 진입에 먹구름이 낀 상황이다. 천웨인(볼티모어) 정도가 시범경기 일정을 개근하며 좋은 성적을 거뒀을 뿐, 나머지 투수들은 대부분 부상에 정상적인 일정을 소화하지 못한 셈이 됐다.
야수 쪽은 특별한 큰 부상자는 없었지만 대다수 성적이 좋지 않은 편이었다. 삼두근 통증으로 각별한 관리를 받은 추신수(텍사스)는 3일까지 13경기에서 타율 1할7푼1리, 출루율 2할2푼7리에 그쳤다.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아오키 노리치카 역시 21경기에서 타율 2할1푼5리, 출루율 3할2푼로 성적이 좋지는 않았다.
MLB 데뷔 시즌을 앞두고 있는 강정호(피츠버그)는 홈런 두 방을 때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으나 타율 자체는 1할9푼으로 낮았다. 오히려 MLB 통산 타율이 2할3푼5리에 불과한 가와사키 무네노리(토론토)가 22경기에서 3할2푼의 좋은 타격을 선보인 점이 특이점이다. 한편 마이너리그에 있는 최지만(시애틀)은 수비 도중 발목 부상을 당해 상당 기간 결장이 예상되고 이학주(탬파베이)는 시범경기 중반 마이너리그 캠프로 내려가며 후일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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