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 회춘의 비결, "몸쪽 공도 겁나지 않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4.04 06: 17

"몸쪽 공에 겁이 안 난다". 
NC 지명타자 이호준(39)이 회춘하고 있다. 우리나이로 불혹의 노장이지만 시즌 초반부터 맹렬한 기세로 폭발력을 뽐내고 있다. NC 타선의 화력, 그 중심에 몸쪽 공의 두려움을 극복한 이호준이 있다. 타순은 6번으로 내려왔지만 타격 감각은 올라갔다. 
이호준은 지난 3일 마산 한화전에서 7회 쐐기 투런 홈런 포함해 5타수 4안타 5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시즌 개막 4경기에서 17타수 9안타 타율 5할2푼9리 1홈런 9타점. 타율과 타점 1위다. 지난 1일 마산 넥센전에서 희생번트를 기록하는 등 팀플레이를 하면서도 6번 타순에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호준은 "6번 타순은 5번에서 찬스가 오는 것과 느낌이 다르다. 5번은 내가 꼭 해결해야 한다는 느낌이 강했지만 6번은 뒤에 있어서 다르다. 앞에 동생이 해결 못하면 '어, 내가 한 번 해볼까' 하는 기분이 든다. 5~6번 타순 하나 차이가 있겠나 싶었는데 그런 면에서 마음 편한 부분은 있다"고 말했다. 
2013년 1군 첫 해 NC 4번타자로 활약한 이호준은 지난해 에릭 테임즈에게 그 자리를 물려준 뒤 5번으로 내려왔다. 올해는 6번으로 한 계단 더 내려 앉았지만 순도가 높다. NC 김경문 감독은 "6번 타순에 타점 찬스가 많이 걸린다. 6번에 타점에 강한 사람이 있을수록 좋다. 2사 후 찬스가 끝났다고 생각할 때 6번에서 타점을 내면 상대에 데미지가 크다"고 말했다. 
6번 타순과 함께 몸쪽 공에도 자신감을 찾았다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다. 이호준은 "올해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눈 것이 있다. 지난 몇 년간 나이가 들수록 억지로 밀어치려고 한 게 있었다. 그러다 상대 투수가 몸쪽 승부를 들어오면 병살도 많이 나와 답답했다"고 돌아봤다. 나이든 타자일수록 몸쪽 공에 반응이 늦어지고, 점점 밀어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는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당겨 치는 연습을 많이 했다. 이호준은 "몸쪽 공도 당겨 치는 연습을 캠프에서부터 많이 했다. 배트 손잡이에 맞더라도 좌측으로 안타가 나오니까 자신감이 생겼다. 요즘 타석에 들어서면 몸쪽 공에 겁이 안 난다"고 말했다. 안타 9개가 좌측-중앙-우측으로 3개씩 고르게 분포돼 있어 이상적이다. 
보통 노장 타자들은 몸쪽 공에 대한 두려움을 느낄 때 하향세를 보이곤 한다. 하지만 이호준은 몸쪽을 과감하게 당겨 치는 방법으로 정면돌파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바깥쪽 승부도 들어오고, 밀어치는 타격도 저절로 되고 있는 것이다. 이호준은 3일 한화전 마지막 2타점 중전 안타에 대해서도 "정말 의식적으로 당겨 치려했는데 파울-파울이 나오다 밀려서 센터로 갔다"고 했다. 의식적인 게 아니라 자연스런 밀어치기가 된 것이다. 
NC는 이호준의 활약으로 개막 2연패 후 2연승으로 반전했다. 몸쪽 공에 두려움을 극복한 노장의 회춘이 NC를 일으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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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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