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들이 너무 주춤하다. 언제나 보여줬던 모습이 나오지 않으면서 LG 트윈스가 흔들리고 있다. 수년 동안 LG 타선을 책임졌던 이병규(9번)와 이진영, 그리고 수호신 봉중근이 고전 중이다. 이제 겨우 5경기지만, 이들이 일어서야 팀도 시즌 초반 부진에서 탈출할 것이다.
현재 LG에서 가장 심각한 부분은 중심타선이다. 3번에서 5번 타순에 자리한 타자들이 자기 몫을 못하고 있다. 1번 타자 오지환이 출루율 5할2푼2리, 2번 타자 정성훈은 출루율 5할6푼2리로 맹활약하고 있는데, 둘의 득점은 총합 3점에 불과하다. 상은 계속 차리는데 떠먹지를 못한다.
3번 타순에서 활약해온 박용택이 독감으로 이탈한 게 치명타다. 최근 2경기서 이병규(9번)와 이진영이 각각 3번 타자로 출장했지만, 기대치를 밑돌았다. 이병규(9번)는 시즌 타율 1할6푼7리(18타수 3안타), 이진영은 1할4푼3리(7타수 1안타)에 머물고 있다. 여기에 4번 타자 이병규(7번)의 부진(타율 0.083)과 최승준의 침묵(타율 0.063)까지 겹쳤다.

그러면서 LG는 경기당 평균 2.8득점으로 이 부문 리그 9위(10위 SK 2.75점), 득점권 타율 1할8푼8리로 8위, 클린업 트리오 타율 1할3푼1리로 10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절대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없다.
봉중근의 부진도 치명적이다. 봉중근은 지난달 29일 광주 KIA전에서 필에게 끝내기 홈런을 허용, 1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지난 3일 잠실 삼성전에선 10회초 3-3 동점에서 등판해 박한이에게 결승타를 맞았다. 포수와 커뮤니케이션이 어긋났고, 공을 던지기 전에 주저했다. 자신감 없이 타자와 승부에 임했고, 결과는 최악이었다.
물론 이들의 부진은 일시적일 확률이 높다. 이병규(9번)는 롯데전에서 잘 맞은 타구가 아두치의 호수비에 걸리며 꼬였다. 펜스를 향하는 타구를 아두치가 점프하며 잡아냈고, 우중간을 가르는 것 같았던 타구도 아두치가 끝까지 쫓아가 처리했다. 시범경기 맹활약과 지난 3일 삼성전에서 안지만의 강속구에 타이밍을 잡아간 것을 돌아보면, 얼마든지 반등할 수 있다.
무릎 부상에서 돌아온 이진영은 타격 타이밍이 맞지 않고 있다. 삼성전에서 지명타자로 출장,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으나, 배트가 늦으며 범타로 물러났다.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빠른 공이 눈에 들어오면, 예전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봉중근도 마찬가지다. 박한이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초구 몸쪽 패스트볼의 제구는 완벽했다. KIA전과 삼성전 모두 실투로 무너졌는데, 실투를 던지기에 앞서 스트라이크존 바깥으로 피해가려 했었다. 과감하게 승부했던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
타순 변경이나 보직 변경도 생각해볼 수 있다. 하위타선에서 맹활약 중인 김용의(타율 0.500 16타수 8안타)를 2번 타순에 배치하고 정성훈을 3번에 놓을 만 하다. 실제로 양상문 감독은 지난 2일 잠실 롯데전에서 이러한 구상을 했었다. 봉중근이 페이스를 올리기 전까지는 봉중근을 대신해 이동현을 마무리투수로 쓸 수도 있다.
하지만 너무 이르다. 이제 겨우 다섯 경기했다. 무엇보다 이러한 변화가 실패할 경우, 팀은 더 큰 혼란에 빠진다. 몇 년에 걸쳐 만들어놓은 조합들이 완전히 깨져버릴 수도 있다.
답은 분명하다. 이병규(9번) 이진영 봉중근이 살아나야 한다. 셋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LG의 심장 같은 존재다. 심장이 뛰어야 팔다리도 제대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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