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가 두렵지 않았다.
KIA 타이거즈 좌완 에이스 양현종(27)이 시즌 첫 승을 낚았다. 양현종은 3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동안 7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5피안타 2볼넷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개막전보다는 확연히 달라진 제구력을 과시하며 기분좋은 첫 승을 낚았다.
1회말 삼자범퇴로 막으면서 일사천리였다. 2회엔 선두타자 김상현에게 좌중간 안타를 허용했지만 박경수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고 도루의 틈을 노리던 1루 주자 김상현을 견제로 잡아냈다. 특별한 투구버릇이 없는데다 견제능력이 뛰어나고 퀵모션이 좋아 도루 등 작전을 걸기 어려운 투수임을 재확인했다.

에이스의 위력이 드러난 것은 3회였다. 1-0으로 앞선 3회말 선두타자 김사연에겐 150km의 패스트볼이 통타당하며 좌중간 3루타를 허용했다. 용덕한을 바깥쪽 공을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한 뒤 박기혁을 짧은 2루 땅볼로 솎아내고 김동명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실점위기에서 상대에게 득점타를 허용하지 않고 삼진으로 틀어막는 에이스의 솜씨를 보여주었다.
4회에서도 위기 극복 방식을 보여주었다. 1사 후 마르테에게 우전안타, 김상현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후속타자 박경수를 노련하게 3루 땅볼로 유도, 병살로 위기를 벗어났다. 7회 2사후 김사연에게 2루타를 허용했지만 대타 윤도경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양현종은 지난 3월 28일 LG와의 개막전에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4볼넷 무실점 투구를 했다. 작년의 구위는 아니었고 여러차례 실점위기를 맞았지만 그때마다 전력투구를 펼치거나 노련하게 병살로 유도해 실점을 막았다. 2경기 연속 위기에서 무너지지 않는 에이스의 투구술을 보여주었다.
양현종은 아직 구속을 회복하지 못했다. 최고 구속은 LG와의 개막전에서 146km, kt전에서 147km를 찍었다. 아무래도 작년 최다 이닝을 소화한 후유증 때문에 스프링캠프부터 조정을 천천히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두 번째 경기에서는 제구력과 변화구를 회복하는 모습이었다.
분명 정상 구속이 아닌데도 상대타자들을 제압하는 솜씨를 보여주었다. 오히려 어려움 속에서 제구력과 완급조절 등 투구의 묘미를 느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작년까지는 150km짜리 강속구로 상대를 윽박지르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다. 올해는 양현종이 위기의 투구술로 시즌을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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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