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넷이 많았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지난 3일 마산 NC전에서 6-11로 패하고 난 뒤 전한 말이다. 투수들의 제구력 난조에 자멸하다시피 한 것이다. 이날 한화는 총 8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특히 8회 장민재는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볼넷 4개를 내주며 안타 2개를 더해 4실점을 줬다.
개막 5경기에서 한화는 리그 최다 29개의 볼넷을 내주고 있다. 9이닝당 볼넷이 5.63개로 가장 많다. 최소볼넷 NC가 기록하고 있는 9이닝당 볼넷 2.38개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것이다. 볼넷이 많아지다 보니 경기시간이 늘어나고, 경기력 자체도 축축 처진다.

한화 투수들의 제구 난조는 오래 된 일이다. 2010년부터 투수들의 팀 볼넷 순위가 3-3-3-4-2위로 항상 많았다. 제구력이 흔들리며 위기를 자초했고, 결정타를 맞고 무너지는 게 일상 다반사였다. 그런데 올해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김성근 감독이 스프링캠프 때부터 투수들의 육성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단기간 쉽게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정규시즌 개막 후 실전 모드가 된 상황에서 섣불리 투수들의 폼을 만질 수 있는 것도 아니라서 답답하다.
특히 지난 1일 대전 두산전에서는 유창식이 3타자 연속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15구 연속 볼로 자멸했다. 3일 NC전에서도 장민재가 4타자 연속 볼넷으로 제구가 들쑥날쑥했다. 기술적인 문제도 있지만 심리적으로 불안정해 스트라이크를 못 던지는 모습이다.
물론 지금의 한화 마운드는 베스트 전력이 아니다. 허리에 담 증세를 호소한 배영수가 아직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오지 않았고, 지난해 토종 에이스였던 이태양도 몸 컨디션 문제로 엔트리에는 빠져 있다. 두 투수 모두 볼넷보다는 공격적인 투구를 하는 투수들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제구가 안정돼 있지 못하기 때문에 늘 불안감을 안고 있다. 4일 NC전에는 15연속 볼로 어려움을 겪었던 유창식이 시즌 첫 선발등판한다. 얼마나 볼넷을 줄일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한화가 마운드 제구 난조를 어떻게 극복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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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