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타고난 것은 몸 하나죠. 절박함과 독기로 버텼습니다.”
양동근(34, 모비스)이 다시 한 번 프로농구 최정상에 섰다.
울산 모비스는 4일 오후 4시 원주종합체육관에서 개최된 2014-2015시즌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홈팀 원주 동부를 81-73로 눌렀다. 이로써 4연승을 달린 모비스는 프로농구 역사상 최초로 챔프전 3연패에 성공했다. 아울러 모비스는 전신 기아를 포함, 통산 6회 챔프전 우승으로 최다우승기록을 경신했다.

4차전서 22점을 쓸어 담은 양동근은 기자단 투표 총 64표 중 60표를 얻어 챔프전 MVP에 선정됐다. 개인통산 3번째 MVP 수상이었다. 이는 프로농구 최다기록이다. 아울러 양동근은 개인통산 5번째 우승으로 추승균 KCC 감독대행과 함께 최다우승 보유자가 됐다.
만 34세인 양동근은 어떻게 지치지 않을 수 있었나. 그는 “노하우는 없다. 밥 많이 먹고 잠 많이 잔 것 뿐이다. 부모님이 좋은 몸을 물려주셨다. 아버지가 군인하시다 전역을 하셨다”고 겸손하게 대답했다.
양동근의 말처럼 프로농구서 그보다 재능이 뛰어난 선수는 많았다. 하지만 최후의 승자는 양동근이 됐다. 이제 양동근보다 우승을 많이 하고 챔프전 MVP를 수상한 선수는 아무도 없다. 그는 어떻게 배고픔을 유지하는 것일까.
고심하던 양동근은 “절박한 심정이다. 부유하게 자라지도 않았다. 어렸을 때 게임도 많이 못 뛰고 농구를 관둘까도 생각했다. 그 때 심정을 돌이켜보면 지금 굉장히 행복하다. 지금 은퇴한 선수들 중 재능이 뛰어난 선수도 많았다. 그 부분은 부모님이 믿고 기다려 주신 것이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면서 절박함을 꼽았다.
양동근은 “아직 패스도 못하고 드리블도 못 친다”면서 부족한 것이 많다고 한다. 사실이다. 다만 양동근 정도의 위치에서 배고픔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그는 “독기가 있었다. 어렸을 때 잘하는 선수들을 보면 그 선수를 따라가려고 했다. 우리 선수들이 날 믿고 있으니까 내가 해줘야 이길 수 있다는 절박한 마음이 있다. 독기가 강했다. 욕심 없는 선수는 없다. 표현을 안 할 뿐”이라고 솔직하게 표현했다.

사실 양동근은 농구선수로서 크게 타고난 부분은 없다. 다만 그는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알고 노력으로 메우려는 엄청난 헝그리 정신이 있다. 그리고 이를 실천으로 옮기는 힘이 있다. 그는 선수로서 대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재능을 타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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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