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외인 투수 필립 험버(33)의 호투를 앞세워 5연승을 달렸다. 무엇보다 5연승을 완성하는 데는 선발 투수들의 안정감 있는 피칭이 힘을 발휘했다.
KIA는 4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위즈와의 경기에서 험버의 6이닝 1실점 호투를 앞세워 10-2 승리를 거뒀다. 험버는 두 번째 등판에서 더 좋은 페이스를 보이며 팀의 5연승을 이끌었다.
험버는 스프링캠프 연습 경기서 팔꿈치에 타구를 맞고 재활을 한 탓에 시범경기에도 늦게 등판했다. 15일 광주 LG전에서 첫 선을 보였다. 그러나 1이닝을 소화한 뒤 손가락 부상을 당하고 교체됐다. 연이은 부상으로 페이스를 제대로 끌어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개막 2연전 두 번째 경기 선발로 낙점되며 기대를 모았다.

험버는 29일 광주 LG전에서 4이닝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는 84개. 예정된 투구수만을 소화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몸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첫 경기서 4이닝을 던져 아직 본 모습을 확인하기엔 부족했다. 하지만 이날 두 번째 등판을 가지며 6이닝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험버는 위기 상황에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1회부터 선두타자 이대형에게 안타를 맞고 도루까지 허용했지만 후속타자들을 가볍게 삼진과 범타 처리했다. 2회와 3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험버는 4회 첫 타자 김민혁에게 볼넷을 내줬다. 그러나 또 다시 중심타선을 잘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유일하게 아쉬웠던 건 5회말이다. 2사 후 안중열, 심우준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실점했다. 하지만 후속타자 이대형을 범타 처리했다. 6회에는 무사 1,2루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중심 타선을 가볍게 맞춰 잡으며 스스로 위기를 벗어났다. 이날 역시 총 투구수 84개를 기록하며 투구를 마쳤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6km로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정확한 제구력으로 땅볼을 유도하는 등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험버까지 시즌 첫 승을 낚으면서 KIA 선발 마운드는 평균자책점 0.93을 마크했다. 양현종이 3월 28일 광주 LG전에서 6이닝 무실점 쾌투를 펼친 데 이어 계속해서 선발 투수들이 마운드를 높이고 있다.
이날까지 KIA 선발 투수들은 5경기서 4번의 퀄리티 스타트를 완성했다. 비록 비로 인해 노게임이 선언됐지만 2일 인천 SK전에 선발 등판했던 임기준도 4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당초 올 시즌을 앞두고 복귀한 윤석민을 선발로 쓰느냐, 마무리로 쓰느냐로 고민했던 KIA였다. 하지만 시즌 초반 선발 투수들이 쾌조의 스타트를 끊으며 윤석민의 마무리 기용 역시 신의 한수가 되고 있다.
선발 투수들의 연이은 호투가 분명 팀 분위기에 신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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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