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리그 서부지고 최강의 진용을 갖췄다던 LA 다저스 선발진에 물음표가 계속 생겨나고 있다.
1~5선발의 면모만 놓고 보면 리그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선발진이었다.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 류현진으로 구성된 1~3선발이 지난해 합작한 승수만 해도 52승이었다. 13승을 거둔 댄 해런이 트레이드로 떠났지만 브랜든 맥카시가 4선발 자리를 채웠고, 브렛 앤더슨을 비롯한 5선발 후보들도 많이 확보해뒀다.
특히 4선발까지는 어느 팀보다도 강해 보였다. 맥카시가 지난 시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뉴욕 양키스를 오가며 총 200이닝을 던졌으니 다저스의 1~4선발이 지난해 합작한 이닝 수는 752⅔이닝에 달했다. 커쇼와 류현진이 부상으로 25인 로스터에 빠진 기간도 있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이닝 소화력이었다. 넷의 합계 승수도 62승이다.

올해 역시 막강 좌우 원투펀치엔 문제가 없어 보인다. 시범경기 기간 커쇼는 6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61로 훌륭했다. 커쇼는 언제 어디서나 커쇼다. 그레인키는 4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3.55로 정규시즌에 비해서는 좋지 않지만, 워낙 꾸준했기에 개막 후에는 본연의 모습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러나 다른 선발투수들에게는 불안요소가 있다. 우선 류현진이 어깨 통증으로 이탈해 있는 상태다. 개막 로스터 진입이 힘들어진 것은 처음 아팠을 때부터 예견됐던 일이다. 언제 돌아올 수 있을지도 문제지만, 돌아와 이전과 같은 피칭을 보여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점이 가장 불안한 부분이다.
야심차게 4년 4800만 달러의 조건으로 영입한 우완 맥카시는 부진하다. 맥카시는 5경기 동안 1승 2패, 평균자책점 6.62로 양키스 시절의 위용을 찾지 못하고 있다. 류현진이 건강하다면 맥카시는 4선발이 됐겠지만, 현 상황에선 3선발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의 부진이 다저스 마운드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더 클지도 모른다.
위안인 점은 앤더슨이 4경기에 나와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13으로 선전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앤더슨은 부상 이력이 화려하다. 풀타임 시즌을 소화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최근 다저스가 프레디 가르시아와 계약한 것도 류현진의 부상, 맥카시의 부진, 불확실한 앤더슨의 건강 등 여러 요소가 고려되어 결정된 일로 보인다.
가르시아는 통산 156승을 거둔 베테랑이지만 지난해 빅리그에서 뛰지 못했고,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오간 2013 시즌에도 4승 7패, 평균자책점 4.37로 선발진의 한 자리를 완전히 꿰찼다고 보기는 어렵다. 보험용으로 영입했지만 가르시아가 던지는 경기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다저스 선발진이 처음 계산과 다르게 움직인다는 것을 뜻한다. 무엇보다 류현진 복귀 시기가 다저스에게도 가장 중요한 이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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