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36)과 에두(34)는 전북 현대가 자랑하는 스트라이커다. 그런데 둘이 동시에 선발로 나서는 모습은 좀처럼 보기 힘들다. 시즌 개막 후 1달이 넘었지만 두 선수를 전반전부터 본 경기는 단 1경기밖에 되지 않는다. 이유가 무엇일까.
이동국과 에두의 합작포가 터졌다. 전북은 지난 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4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홈경기서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동국과 에두가 결승골을 만들었다. 후반 26분 이동국이 올린 크로스를 에두가 왼발로 연결해 골을 터트렸다.
개막 후 3승 1무(승점 10)를 기록한 전북은 1경기를 덜 치른 울산 현대(승점 7)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또한 전북은 최근 포항과 4경기서 3승 1무를 기록하며 포항전 강세의 면모를 이어갔다. 또한 최근 19경기 연속 무패(14승 5무)와 홈 10경기 연속 무패(8승 2무)도 기록했다.

전반전 동안 전북과 포항은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펼치며 팽팽한 균형을 이어갔다. 균형을 깨기 위해서는 승부수가 필요했다. 전북이 먼저 나섰다. 전북은 후반 8분 문상윤을 빼고 이동국을 투입하며 투톱 체제로 변화를 꾀했다.
효과는 확실했다. 에두에게 쏠려 있던 수비진의 관심이 이동국에게도 분산되면서 에두가 좀 더 자유로워졌다. 에두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후반 26분 이동국이 크로스를 올릴 때 에두는 자유로웠다. 또한 기회를 놓칠 에두가 아니었다. 정확한 크로스에 왼발을 갖다 댄 에두는 포항의 골문을 흔들었다.
전북은 에두와 이동국의 동시 기용으로 승전보를 전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막강한 파괴력을 지닌 에두와 이동국의 조합을 선발로 세우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공격에는 큰 도움이 되지만, 수비에는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과 에두를 동시에 기용하는 건 계속 고민해야 할 사항이다. 두 선수가 들어가면 파괴력이 있다. 그러나 중원이 약해지면서 전체적으로 좋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전북은 이동국이 부상으로 돌아온 이후의 4경기 중 단 1경기에만 이동국과 에두를 동시에 선발로 내세웠다. 그 1경기도 상대하는데 부담이 적은 약체 빈즈엉(베트남)이었다. 사실상 전북은 승부수가 아닌 이상 이동국과 에두를 동시에 기용하지 않았다.
포항은 중원이 강점인 팀이다. 이동국과 에두를 동시에 기용할 경우 중원의 수적 열세가 돼 밸런스가 깨질 수 있다. 두 선수를 선발로 내세우는 것은 무리였다. 사실 경기 전 포항 황선홍 감독은 승부처를 전북이 이동국을 투입하는 시점으로 봤다. 그만큼 전북의 승부수는 강점이면서 동시에 약점인 것이다.
전북은 강점을 잘 살려서 약점을 만회했다. 전북은 이동국의 투입 18분 만에 득점을 만들었다. 이동국이 투입된 이후 20분을 잘 버티면 승산이 있다고 했던 황선홍 감독의 계획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포항전과 같은 승부수가 매 경기 적중할 수는 없다. 성공에 대한 기대 만큼 위험도도 높은 선택이다. 이 때문에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과 에두의 동시 기용을 계속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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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