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챔스] 오랜 침묵 끝낸 홍민기, 다시 시작된 '매라신'의 쇼타임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5.04.05 06: 50

"자신감을 되찾으니 저절로 부담을 덜었다. 후회하지 않는 경기를 하고 싶다".
'매라신' 모드가 다시 발동됐다. CJ 엔투스 LOL팀의 간판스타 '매드라이프' 홍민기가 오랜 침묵을 깨고 드디어 부활을 선언했다. 폴란드 카토비체 8강 탈락의 수모 이후 GE와 일전에서도 희대의 역전패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CJ 엔투스가 지난 4일 서울 용산 온게임넷 e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열린 옆집 라이벌인 진에어 그린윙스와 미리보는 준플레이오프서 완승을 거두면서 3위 자리를 확정했다.
순위 확정과는 별개로 이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가 확정된 상황이라 3위의 의미가 크지는 않지만 올 시즌 들어 천적관계로 돌아선 진에어전 승리는 1승 이상의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전성기 시절 화려한 그랩쇼로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궜던 '매드라이프' 홍민기가 버티고 있었다. '매라신'의 부활이었다. 돌아온 매라신은 1, 2세트 MVP를 거머쥐면서 화려한 부활찬가를 불렀다.

홍민기는 롤챔스 스프링시즌 평균 KDA 3.9(경기당 평균 1킬 2.7데스 9.5어시스트) 킬 관여율 73.3%를 기록하고 있다. 전성기 시절이라고 할 수 있는 2012시즌과 2013시즌과 비교해서 살짝 뒤쳐지지기는 하지만 카토비체 쇼크와 GE전 역전패 뒤 지난 2경기 그의 기록을 살펴보면 평균 KDA는 7.7로 눈에 띄게 좋아졌다. 킬 관여율 역시 73.5%로 팀 승리에 일등공신을 자처했다.
지난해 홍민기는 하향세였다. 2013시즌 중반까지 상대를 기막히게 솎아내는 블리츠크랭크의 '로켓손', 어김없이 죽음을 선사하는 쓰레쉬의 '사형선고', 역전의 변수를 만들어냈던 알리스타의 '박치기' 등으로 리그를 호령했지만 서포터로는 3밴 견제를 당하면서 힘을 잃은 뒤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프로스트 뒷심의 원천인 그가 주춤하자 CJ의 경기력 역시 절로 들쭉날쭉했다.
물론 2경기 뿐이지만 삼성전과 진에어전의 경기를 살펴보면 '매라신'의 부활을 확인 할 수 있다. 팬들의 기대감과 성적에 대한 부담감으로 잃어버렸던 자신감을 되찾으면서 '매라신'의 귀환을 알렸다. 특히 진에어와 경기에서는 노틸러스와 블리츠크랭크 등 소위 그랩류의 챔피언으로 가슴 속에서부터 끓어오르는 전율을 전해줬다.
홍민기는 "진에어는 후반을 보고 경기를 풀어가는 스타일이라 손대영 코치님과 상의 끝에 블리츠크랭크를 꺼내들었지만 솔직하게 자신은 없었다. 팀원들이 자신감을 불어 넣어줘서 선택할 수 있었다"면서 "카토비체서 탈락한 이후 나와 팀원들은 충격을 받았지만 단합하고 각성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면서 블리츠크랭크를 꺼낼 수 있었던 이유와 최근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 했다.
마음가짐 뿐만 아니라 메타에 대한 대처도 훨씬 좋아졌다. 강현종 감독과 손대영 코치는 홍민기의 변화에 대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CJ 코칭스태프는 "꾸준한 연습량에 비해 부담감에 제 실력을 내지 못했지만 이제는 부담을 떨쳐냈다고 보고 있다. 민기가 중심을 잡아줘서 고맙다. 이대로 가면 우승을 바라 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홍민기 역시 우승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잠을 줄여가면서 나를 돌봐주고 자극을 주는 손대영 코치님께 감사드린다. 덕분에 지금의 실력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번에는 우승하고 싶다. 좋은 결과로 믿어주는 팀동료들과 팬여러분들께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무겁디 무거운 마음의 짐을 덜어낸 홍민기. 드디어 기나긴 '매드라이프'의 침묵은 끝났다. 이제는 '매라신'이 활약할 시간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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