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은 좋았다. 하지만 국제무대서 힘겨루기를 하려면 마무리가 되야 한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국가대표팀은 5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러시아와 친선경기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러시아와 역대 전적에서 3승 1무 3패를 기록하게 됐다.
이날 러시아와 친선경기는 동아시안컵 등의 대회를 제외하고 순수 국내 A매치는 1998년 10월 일본전 이후 무려 17년 만에 열린 경기. 한국은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며 승리를 노렸고 결국 지소연의 활약으로 승리했다.

러시아는 유럽 예선에서 독일에 밀려 2015 캐나다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체격 조건이나 힘이 좋아 한국에 좋은 A매치 상대로 여겨진다. 따라서 월드컵에서 만날 강호들과의 대결을 앞두고 한국은 시험무대를 펼쳤다.
한국은 러시아를 상대로 수비가 불안할 것으로 전망됐다. 임선주, 김혜리, 심서연 등 주축들이 부상으로 빠졌기 때문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러시아의 공격을 상대로 수비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문제는 공격진이었다. 박은선과 지소연이 나서지 않았지만 한국은 중원에서 풀어가는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다. 물론 러시아도 완벽한 전력은 아니었지만 한국은 러시아에 앞선 경기력을 선보였다.
빠른 측면 돌파 뿐만 아니라 문전으로 날카롭에 침투하는 모습은 좋았다. 그러나 문제는 슈팅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전반 21분 유영아의 단독돌파 후 슈팅을 제외하고는 위협적인 모습이 거의 나오지 못했다.
후반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측면 돌파에 이어 문전으로 패스 연결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러시아 수비에 막혔다. 물론 단독 찬스 기회를 맞기도 했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결국 공격의 마무리가 잘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한국은 후반 28분 지소연을 투입했다. 지소연은 투입 후 중거리 슈팅을 통해 공격의 다양성을 가져왔다. 그러나 역시 마무리는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키프로스컵을 통해 한국은 박은선이 빠지면 좀처럼 공격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지소연과 여민지가 대체자원으로 나섰지만 확실하게 전방에서 힘을 갖고 공격을 펼칠 선수가 없었다. 물론 한국은 지소연이 경기 종료직전 결승골을 뽑아냈다. 하지만 마무리 부족은 분명하게 나타난 결과였다.
러시아와 경기서도 마찬가지였다. 빠르게 측면을 위협하며 기회는 만들었지만 문제는 중앙에서 볼을 갖고 버텨줄 공격수가 없었다. 따라서 한국은 박은선이 부재시의 공격 옵션을 더 다양하게 만들 필요가 생겼다.

2015 FIFA 여자 월드컵에서 한국은 6월 9일 브라질, 13일 코스타리카, 17일 스페인을 상대로 E조 조별리그 3경기를 치른다. 16강 진출을 넘어 8강을 목표로 삼고 있다. 따라서 중원에서의 압박과 함께 마지막 슈팅 기회에 따른 득점 기회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큰 숙제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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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