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임팩트는 어디로?
한화 외국인 타자 나이저 모건(35)은 지난달 28일 넥센과 시즌 개막전에서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이날 6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한 모건은 2루타 2개 포함 5타수 4안타 1도루 맹활약으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2군에서 몸을 만드느라 1군에서 시범경기도 뛰지 못한 모건의 깜짝 데뷔에 모두가 놀랐다.
그러나 개막전 이후 모건은 잠잠하다. 최귽 5경기에서 18타수 2안타 타율 1할1푼1리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이 기간 모건은 사사구 3개에 3타점을 올렸지만 삼진 4개와 병살타 1개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득점권에서 7타수 1안타에 그치는 등 주자를 두고서도 10타수 1안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외국인 타자 중에서 큰 스윙을 하는 선수는 스나이더(넥센)랑 모건밖에 없더라. 나머지는 다 짧게 치는 것이 특징이다"며 "(개막전 4안타 중에는) 수비 미스와 내야 안타가 있었다. 우측으로 제대로 친 타구는 하나밖에 없었다"는 점을 꼬집었다. 다소 힘이 들어간 스윙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실 지금의 성적만 놓고 모건의 실력이라고는 평가할 수 없다. 이제 겨우 6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시즌 초반이고, 모건이 전형적인 슬로스타터 기질의 선수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모건은 메이저리그 7시즌 통산 타율·출루율·장타율·OPS가 전반기(.267/.328/.348/.676)보다 후반기(.301/.361/.387/.784)에 더 좋았다. 2년 전 일본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에서도 3~4월 13경기 타율 1할3푼2리로 극도의 타격 부진을 보이며 2군으로 내려가야 했다. 하지만 5월 1군 복귀 후 타격 페이스를 찾은 모건은 타율 2할9푼4리로 시즌을 마칠 수 있었다.
문제는 모건의 팀이 한화라는데 있다. 한화는 매년 시즌 초반 고전하며 순위 싸움에서 밀렸다. 김성근 감독도 4월까지 판도 싸움을 이끌 수 있는 기선제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런 한화에서 모건의 타격 페이스가 늦게 올라오는 건 결코 달갑지 않다. 개막 6경기에서 2승4패로 처진 한화의 사정이 급하다.
특히 한화는 전체적으로 방망이가 침묵하고 있다. 다른 팀들이 외국인 타자 효과를 누리며 타선이 터지고 있는 반면 한화는 개막전 이후 모건의 힘을 받은 게 별로 없다. 중심타선 장타력·결정력 부재에 시달리고 있는 한화는 외국인 타자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팀. 아직 시즌 초반으로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지만 모건을 바라보는 한화는 조금씩 속이 타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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