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부진’ 코리안리거, 정규시즌은 다를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4.06 05: 41

시범경기에서 아주 강한 인상을 남겼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시범경기는 어디까지나 시범경기다. 정규시즌에 대한 준비를 잘 했다면 충분히 달라질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들, 그리고 메이저리그 진입을 노리는 선수들의 진짜 게임이 이제 곧 시작된다.
시범경기 일정을 마친 메이저리그(MLB)는 6일 시카고 컵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대장정에 돌입한다. 우리 팬들에게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역시 한국인 선수들의 활약상이다. 시범경기에서는 조금 부진했지만 정규시즌에서는 보란 듯이 일어나주길 기대하고 있다.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희망의 요소는 더 커진다.
류현진(28, LA 다저스)은 액땜을 했다. MLB 진출 후 지난 2년간 28승을 거두며 성공적인 연착륙을 마친 류현진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어깨 부상 이슈에 시달렸다. 지난해 두 차례 통증이 있었던 부분인데 결국 이 통증 때문에 시범경기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등 부상 때문에 시범경기 출격이 늦었던 류현진은 두 번째 등판이었던 3월 18일 텍사스전 이후 어깨에 통증을 호소하며 전열에서 이탈했다.

정밀 검진 결과 큰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주사 치료를 병행하는 등 2주 정도 쉬어야 한다는 소견을 받았다. 휴식기를 가진 류현진은 조만간 공을 다시 잡고 컨디션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아직 정확한 복귀 일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4월 중순에서 말 사이에 다시 MLB 마운드에 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이미 기량은 검증된 류현진이다. 정상적인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몸만 받쳐준다면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도 유력하다.
지난해 발목과 팔꿈치 부상으로 두 번이나 수술을 받았던 추신수(33, 텍사스)는 재기의 칼을 품고 있다. 제프 배니스터 감독의 부임과 함께 타순과 수비 포지션이 모두 조정됐지만 “문제가 없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를 앞두고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맺었던 추신수는 지난해 123경기에서 타율 2할4푼2리, 출루율 3할4푼으로 부진했다. 올해는 몸 상태도 좋은 만큼 예전의 모습을 찾을 것이라 벼르고 있다.
시범경기 성적은 15경기에서 타율 2할5리, 출루율 2할7푼1리, 4타점이었다. 좋은 성적이라고는 볼 수 없다. 시범경기 중반 찾아온 삼두근 통증 때문에 공·수 모두에서 페이스를 이어나가기 쉽지 않았던 면도 있다. 지난해 시범경기에서의 부진(타율 .161, 출루율 .262)이 결과론적으로 정규시즌까지 이어졌던 기억이 있어 불안한 감도 있다. 그러나 MLB 통산 출전이 976경기에 이르는 추신수다. 경험이 많고 컨디션이 좋은 만큼 ‘추추 트레인’의 부활이 기대된다.
MLB 무대에 신입생으로 뛰어든 강정호(28, 피츠버그)는 팀 내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를 만들어낸 선수로 손꼽힌다. 영입부터 적응과정까지 모두가 화제가 됐다. 시범경기에서는 18경기에서 타율 2할, 출루율 2할8푼, 장타율 4할4푼4리, 2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안타 9개 중 절반이 넘는 6개가 2루타 이상의 장타였다는 점에서 힘은 증명이 됐다는 평가다. 변화구 대처 능력을 키우는 것이 관건으로 보이는 가운데 피츠버그의 25인 로스터에 무난히 합류하며 데뷔전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MLB 입성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는 이학주(25, 탬파베이)와 최지만(24, 시애틀)은 아쉬운 스프링캠프를 보냈다. 그 중에서도 최지만의 사정이 안타깝다. 수비 도중 동료 수비수의 악송구를 잡으려다 착지 과정에서 발목에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최소 3개월 정도는 출장할 수 없을 전망이라 MLB 승격 가능성에 비상이 걸렸다.
이학주는 올해 시범경기 7경기에서 타율 2할과 홈런 하나를 기록했다. 비록 개막 로스터 진입은 일찌감치 좌절됐지만 케빈 캐시 신임 감독이 이학주의 수비력에 대해 공개적으로 극찬한 것은 고무적인 대목이다. 마이너리그에서 차분히 준비를 한다면 올해는 MLB 데뷔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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