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더슨 맹활약, 다저스 도박 적중하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4.06 05: 05

맷 켐프(31, 샌디에이고)를 포기한 LA 다저스의 선택이 적중할 수 있을까. 개막전 중견수 후보로 유력한 작 피더슨(23)이 그 열쇠를 쥐고 있다. 지금까지의 페이스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이 기세를 정규시즌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돈 매팅리 LA 다저스 감독은 5일(이하 한국시간) LA 에인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개막전 중견수에 대한 질문에 확답을 피했다. 그러나 “행간을 읽으면 될 것이라 생각한다”라는 결정적인(?) 힌트를 줬다. 결국 피더슨을 중견수로 쓰겠다는 뜻을 넌지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시범경기에서 가장 많이 중견수로 출장한 선수가 피더슨이며 정규시즌을 앞둔 마지막 테스트였던 LA 에인절스와의 시범경기에서도 선발로 나섰기 때문이다.
현재 LA 다저스의 외야는 좌익수에 칼 크로포드, 우익수는 야시엘 푸이그가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중견수 한 자리가 남아 있는데 피더슨과 베테랑 안드레 이디어가 경쟁하는 구도다. 그러나 이디어는 시범경기 막판 가벼운 부상이 있어 손해를 봤다. 무엇보다 피더슨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시범경기에서 맹활약하며 올 시즌 주전 도약에 대한 꿈을 키웠다.

피더슨은 올 시즌 시범경기 26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3푼8리, 출루율 3할7푼7리, 장타율 6할9푼2리, 6홈런, 13타점의 맹활약을 선보였다. 다저스 팀 내 타자 중에서도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준 선수 중 하나였다. 타율 3할2푼7리, 1홈런, 11타점을 기록한 이디어의 성적도 만만치 않지만 폭발력과 강인한 인상 측면에서는 단연 피더슨이 우위였다.
이에 다저스의 도박이 적중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막판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데뷔한 피더슨은 18경기에서 타율 1할4푼3리의 저조한 성적에 그쳤다. 특급 유망주의 MLB 데뷔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졌지만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때문에 “아직은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다저스의 신임 야구부문 사장으로 임명된 앤드류 프리드먼의 생각은 달랐다. 피더슨이 MLB에서 연착륙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 확신이 없었다면 켐프를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하는 모험은 불가능했다. 어깨와 발목 부상 이후 수비력에서 뚜렷한 하향세를 걷고 있었던 켐프였지만 지난해 후반기 보여준 타격의 반등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디어 역시 전체적인 성적이 하락세를 걷고 있어 아직은 켐프가 필요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프리드먼은 피더슨의 가능성을 믿고 과감하게 베팅에 나섰다.
피더슨은 켐프나 이디어에 비하면 좀 더 전통적인 중견수에 가깝다. 수비력은 향상될 수 있다. 관건은 공격이다. 지난해 막판 고전했던 것, 그리고 162경기 체제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것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변수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의 맹타로 그런 우려를 일정 부분 지워냈다. 피더슨이 MLB 연착륙에 실패한다면 다저스는 켐프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라면 다저스는 켐프의 고액 연봉을 효율적인 방법으로 비워내는 최고의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다저스가 던진 주사위는 어느 쪽으로 굴러가게 될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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