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1군 라인업에는 유독 어린 선수들이 많이 포함돼있다. 신생팀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잠재력이 풍부하기에 기회를 얻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이제 막 프로에 입단한 내야수 김태훈(19) 역시 그 중 하나다.
김태훈은 2015 신인지명회의에서 2차 5라운드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김태훈은 주 포지션이 3루수로 고등학교 3년 동안 타율 3할5푼1리 5홈런 57타점을 기록했다. 5개의 홈런을 때릴 정도로 펀치력이 있었고 출루율이 4할8푼5리에 달할 정도로 선구안이 뛰어났다. 장타율 역시 3년 동안 5할5푼5리를 기록했다.
그리 높은 순번으로 뽑힌 것은 아니었지만, 김태훈은 성실함에 있어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조찬관 kt 스카우트 팀장은 김태훈을 두고 “상당히 성실한 선수다. 하루에 기본적으로 스윙 1000개씩을 소화한다. 지난해 1군 팀들과 연습 경기서 안타도 많이 쳤고, 타격 코치들이 잠재력 있는 선수로 눈 여겨 보고 있다”면서 “야구 센스도 좋고 컨택 능력, 볼을 기다리는 자세가 좋다”라고 평가했다.

일본 스프링캠프에도 따라가지 못했으나 겨우내 웨이트, 배팅 훈련 등을 열심히 소화하며 점차 두각을 나타냈다. 그리고 퓨처스리그 3경기서 13타수 5안타 1홈런을 기록하면서 눈도장을 찍었고 4일 수원 KIA전에 앞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당시 조범현 감독은 “좌타자 대타가 없어 올렸다. 수비가 아쉬운데 타격을 잘 한다”고 말했다. 김태훈이 배팅 훈련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조 감독은 “우리 팀에서 제일 잘 치는 것 같다. 경기 후반 대타로 써볼 생각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기대가 컸다.
그리고 김태훈은 바로 조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는 이날 경기서 팀이 1-10으로 뒤진 9회말 2사 후 대타로 데뷔 타석에 들어서 심동섭을 상대로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날렸다. 고졸 신인답지 않은 시원한 스윙이 나왔다. 다음 날(5일) KIA전에선 전격 3번 지명타자로 기용됐다. 중심타선이 부진하자 조 감독이 꺼내든 회심의 카드였다.
경기 전 “떨리지 않고 기분이 좋다”던 김태훈은 1회말 2사 후 문경찬을 상대로 우익수 앞으로 빠르게 뻗어가는 안타를 날렸다. 타구가 워낙 빨랐고 이를 우익수 이종환이 놓치자 3루까지 내달렸다. 이후 타석에선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김태훈은 2번째 타석에서 2루 방면으로 강한 땅볼 타구를 날렸고 3번째 타석에서도 임준섭의 공을 잘 밀어 쳤다. 결과는 좌익수 뜬공이었지만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선발 데뷔전이었다.
조 감독은 선수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감독이다. KIA 감독을 맡았을 당시에도 2008 신인지명회의 2차 6라운드로 호명한 김선빈과 같은 선수들을 육성했다. 또한 실력이 있다면 과감하게 기용한다. 시즌 초반이지만 기대를 걸었던 김사연, 김동명 등의 선수들이 부진하자1,2년 차의 신인급 선수들로 선발 라인업을 꾸린 바 있다. 팀도 7연패에 빠져있기 때문에 이제 형님들이 긴장해야할 상황이다. 그 경쟁 속에서 ‘고졸 신인’ 김태훈이 새바람을 몰고 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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