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의 깜짝 승부수, 대박이냐 쪽박이냐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4.07 06: 30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스토브리그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개막과 함께 대형 트레이드를 터뜨리면서 많은 팀들을 위협하고 있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6일(한국시간) 최고의 마무리 투수 크레이그 킴브렐, 옛 이름인 B.J. 업튼으로 더 알려져 있는 멜빈 업튼 주니어를 얻었다. 반대로 거포 외야수 카를로스 쿠엔틴과 발이 빠른 카메론 메이빈, 투수 유망주 맷 위슬러와 조던 파루벡, 41순위 지명권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넘겼다.
강한 선발진, 크게 보완된 타선으로 디펜딩 챔피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강호 LA 다저스를 위협할 것으로 보였던 샌디에이고는 킴브렐을 뒷문에 배치해 전력을 완성했다. 선발투수와 타자들이 리드를 이끌면 킴브렐은 확실히 막아줄 수 있는 카드다. 4년 연속 내셔널리그 세이브 타이틀을 차지한 킴브렐은 최근 4년간 185세이브를 올렸다. 통산 평균자책점도 1.43으로 특급이다.

보낸 선수들 중 핵심이 되는 것은 메이저리그 경력이 풍부한 쿠엔틴, 한때 최고의 잠재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던 메이빈이 아닌 유망주 우완투수 위슬러다. 위슬러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베이스볼 아메리카가 선정한 유망주 랭킹에서 44위였다. 올해는 34위로 10계단 올라갔다. 지난해 더블A와 트리플A를 오가며 10승 5패, 평균자책점 4.42로 썩 좋다고 할 수만은 없는 성적을 올렸지만 그래도 샌디에이고 최고의 투수 유망주다.
가장 뛰어난 유망주를 내주고 바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마무리투수를 얻었다는 것은 샌디에이고가 당장 이번 시즌 눈에 띄는 성과를 내겠다는 다짐을 보여준 것이다. 최소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에 진출하기 위한 단판승부를 치르는 단계까지는 가야 만족할 수 있다. 물론 샌디에이고는 그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 팀의 방향성까지 흔들릴 수 있다. 마치 지금의 애틀랜타와 비슷해질지도 모른다. 프레디 프리먼, 훌리오 테에란, 안드렐톤 시몬스는 물론 킴브렐과도 장기계약을 맺었던 애틀랜타는 리빌딩을 하겠다는 명목으로 제이슨 헤이워드를 비롯한 여러 선수를 보냈으나 닉 마카키스와 4년 4400만 달러에 계약하며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수뇌부 교체에 따른 영향이 크다.
비싼 선수들이 많아진 샌디에이고 역시 단기 성적을 내지 못하면 이러한 어려움에 빠질 위험이 높다. 구단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샌디에이고의 전략은 제임스 실즈와의 계약 내용에서도 드러난다. 양 측은 4년 7500만 달러에 계약했는데, 첫 2년간 몸값이 3300만 달러로 낮은 대신 옵트아웃 조항이 있다. 실즈는 2년간 잘 하면 내면 더 큰 계약을 이끌어낼 수 있고, 샌디에이고 역시 실즈의 활약을 바탕으로 단기적인 성과에 더욱 매진할 수 있다.
그러나 비싼 몸값을 받는 선수들이 제 몫을 하지 못한다면 팀의 미래도 어두워진다. 샌디에이고는 실즈를 비롯해 맷 켐프, 킴브렐, 멜빈 업튼(이상 2015 시즌 연봉 6800만 달러) 등 새로운 고액 연봉자들에게 기대는 부분이 크다. 리그 전체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기는 하지만 이들이 이름값을 하지 못하면 고액 연봉자들을 떠안은 채로 다른 팀의 영광을 바라보기만 해야 한다. 필요한 전력을 다 갖춘 샌디에이고의 도박이 성공으로 끝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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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그 킴브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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