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도 이런 날이…".
NC 안방마님 김태군(26)이 지난 5일 마산 한화전에서 프로 데뷔 후 처음 4안타 경기를 치른 직후의 말이다. 전형적인 수비형 포수인 그 스스로 생각해도 4안타는 놀라웠다. 김태군은 1일 마산 넥센전에서는 2년 만에 홈런까지 때리며 NC 하위타선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타율 2할6푼2리를 기록했으나 홈런이 없었던 김태군은 올해 개막 5경기 17타수 7안타 타율 4할1푼2리 1홈런 3타점으로 매서운 방망이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위타선에서 김태군의 방망이가 터지자 NC 타선 전체가 들썩이며 폭발 중이다.

김태군은 이 같은 타격 향상에 대해 "테임즈가 하는 운동 중에 밸런스 운동이 있다. 체조 비슷한 동작으로 스트레칭을 따라한 것 외에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말한다. NC 김광림 타격코치는 "타격 타이밍에 조금 더 집중하다 보니 좋은 타구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타격이 터지고 있지만 김태군은 역시 수비를 우선시한다. 그는 "수비가 잘되니까 타격까지 잘된다"며 "1차 캠프에서 일부러 공을 안 던졌다. 1차 캠프 3일 전부터 공을 던졌는데 이전까지 스텝 위주 훈련을 했다. 기본 틀은 잡혀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5kg 매디슨볼로 밸런스·스텝 훈련에 집중했다. 송구의 스피드도 좋아졌지만, 송구 동작이 하나부터 둘셋넷 톱니바퀴 돌듯 연결되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김태군은 올해 도루저지율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지난해 도루저지율이 2할7푼2리였지만 올해는 1개의 도루를 허용한 도안 2개를 잡았다. 시범경기에서도 도루저지율 7할을 기록하는 등 상대 주자들이 쉽게 뛸 생각이 못 들게 한다. 도루 저지에 기본 수비가 잘되니 타격도 절로 잘되는 것이다.
이제는 공수겸장 포수로서 욕심이 날법도 하다 .김태군은 "주전 포수라면 방망이도 욕심을 내야 하는 게 맞다 생각한다"면서도 "아직 우리 팀에는 어린 투수들이 많고, 내가 팀에서 해야 할 일은 수비다. 좋은 투수들을 경기 속에서 잘 이끌어가는 것이 우선이다. 방망이는 쳐야 할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김태군은 이제 NC에서 대체 불가능한 주전 포수로 자리 잡았다. 2년차 백업 포수 박광열은 김태군을 향해 스스럼없이 "롤 모델"이라고 말한다. 이에 김태군은 "나도 어려운 시간이 있었다. 사람 인생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다 어린 선수들이 나를 보고 하나둘씩 배우기 때문에 조금 더 책임감을 갖고 솔선수범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군이 있어 든든한 NC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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