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주의 女車여차] BMW '220d 쿠페', 소형 세그먼트 다양화의 증거
OSEN 최은주 기자
발행 2015.04.08 07: 44

개인적으로 간결한 디자인을 선호해 선이 굵고, 강하게 들어간 모델들에 크게 흥미를 느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최근 도로 위를 달리는 BMW 모델 중 ‘예쁘다’ ‘디자인과 차체의 비율이 좋다’라는 생각이 들어 모델을 확인하면 3시리즈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새삼 3시리즈라는 차가 궁금해져 시승을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기대와 달리 일정에 맞는 차량이 없어 유일하게 남아있는 ‘220d 쿠페’를 시승하기로 했다.
지난해 3월에 출시된 ’220d 쿠페’는 출시가 1년이 넘었지만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추세 중 하나인 소형 세그먼트의 확대 및 다양화 선상에 있는 모델이다. 앞서 3시리즈를 언급했지만 ‘220d 쿠페’는 1시리즈 쿠페의 후속으로, 2열이 추가되면서 보다 넓어지고, 길어졌다.
BMW 모델들의 생김새는 종종 멧돼지에 비유되고는 하는데, ‘220d 쿠페’는 앞뒤가 짤막하고, 폭이 기존 세단 모델들보다 좁아 전측면과 측면에서 바라보면 SUV만큼은 아니지만 개중에서 더욱 멧돼지의 머리처럼 보이고는 한다. 콧구멍 같은 라디에이터그릴도 이에 한 몫 한다.

시승을 위해 준비된 ‘220d 쿠페’는 앙증맞은 외모에 새빨간(멜버른 레드 메탈릭 컬러) 개성을 드러내며 M 스포츠 에디션으로 강인하면서도 거친 면모까지 뽐낸다. 헤드램프와 범퍼, 에어인테이크 홀은 외관에서도 강력한 성능을 풍겨주는 역을 한다.
실내는 M 스포츠 에디션이라는 티를 내기 위한 몇몇 요소들을 제외하고는 기존 모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스포티한 성능을 제공한다는 티를 내기 위한 두툼한 스티어링 휠은 속도감이 느껴져도 꽤나 안정감 있게 다가왔다(차체에 비해 커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5210만 원이라는 몸 값만큼 고급스러운 재질로 마감되지는 않았지만 수평을 중심으로 깔끔하게 정리된 실내는 꼴보기 싫을 정도의 저렴하다는 느낌을 주지도 않는다.
자그마한 주제에 수납공간이 의외로 넉넉한 점도 마음에 들었고, 스포티한 주행을 위해 마련된 운전자와 조수석 탑승자의 몸을 잡아주는 버킷 시트도 조정할 수 있어 품이 넉넉한 이들도 큰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애매하게 돌출돼 있는 모니터에 내비게이션이 내장돼 있지 않은 점이 상당히 아쉽다.
쿠페이기에 세단보다 중심이 낮아 앉자마자 달리고 싶은 충동을 들게 하는 만큼 ‘220d 쿠페’는 속도를 올릴 때마다 경쾌한 모습을 보여줬다. BMW가 스포티하고 강력한 주행성능을 강조하는 것 치고는 ‘제로백’이 7.1초로, 숫자에 열광하는 이들이 매력을 느끼는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일반도로에서 가속력 부분에서 답답함을 느껴볼 겨를은 없다.
오히려 밀려오는 속도감에 나도 모르게 절로 액셀에서 발을 때기도 했다. 간결한 기어봉은 수동으로 기어변속을 할 때 손에 착 감기는 맛이 있다. M 스포츠 에디션이지만 전체적인 반응이 민감한 편은 아니다. 세단보다 민첩하고 날렵한 움직임을 보이는 정도로, 일반 모델과 M 모델을 잇는 징검다리 같은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220d 쿠페’로 충분히 만족스러운 사람은 ‘220d 쿠페’를, 이보다 더 역동적인 감각에 매력적인 배기음까지 원한다면 M라인을 선택하면 될 듯하다. 
스탑·스타트 기능을 끌 수 있는 것도 유용했다. ‘220d 쿠페’와의 외출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 청계산 양재IC까지 1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러시아워를 만나게 됐다. 이럴때는 아무리 반액셀로 조절을 해도 시동이 꺼졌다 켜지기 마련. 만약 이런 상황에서 내 의지와 상관없이 시동이 제멋대로 굴었다면 교통체증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몇 배로 증폭됐을게 분명하다. 
마지막으로 조언하자면 여성 운전자들은 치마를 입었을 때 승·하차에 상당히 신경을 써야한다. 조금이라도 방심했다가는 속을 훤히 보여주게 되기 때문이다. 미니스커트를 입었을 때는 승차 시 엉덩이를 먼저 운전석에 얹고, 두 다리를 한번에 집어 넣었으며 하차 시에는 거의 굴러내리다시피 차에서 빠져나왔다.
fj@osen.co.kr
왼쪽 앞바퀴, 전측면, 측면(위부터)
M 스포츠 에디션 패키지.
스티어링휠과 센터페시아.
총 390L 용량의 트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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