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수 따윈 없었다. 장원삼(32, 삼성)이 개인 통산 100승의 금자탑을 세웠다. 역대 24번째 기록이다.
장원삼은 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1실점(3피안타(1피홈런) 3볼넷 6탈삼진) 호투했다. 총투구수 97개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64개. 최고 141km의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선보이며 롯데 타선을 봉쇄했다.
용마고와 경성대를 거쳐 2006년 현대에 입단한 장원삼은 첫해 12승 10패(평균 자책점 2.85)를 거두는 등 2008년(12승), 2010년(13승), 2012년(17승), 2013년(13승), 2014년(11승)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하며 리그 정상급 좌완 선발 요원으로 자리매김했다.

2012년은 장원삼에게 최고의 한해였다.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을 거두며 생애 첫 타이틀 획득과 더불어 투수 부문 골든 글러브까지 품에 안았다. 그리고 2013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취득한 장원삼은 원 소속 구단 삼성과 4년간 총액 60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장원삼에게 100승이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언젠가 그는 "돌이켜 보니 대단한 것 같다. 프로에서 1승도 못 하고 은퇴하는 선수들도 있는데 100승까지 바라보게 될 줄 전혀 상상도 못했다. 아직까지 대한민국에 100승 투수가 많지 않으니 가치가 있는 것 같다. 안 다치고 해서 여기까지 오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삼성 역대 좌완 가운데 100승 달성은 장원삼이 처음이다. 그는 "삼성 역대 좌완 첫 100승은 가치있는 기록이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삼성에 와서 승을 많이 거뒀다. 돌이켜 보면 동료 선수들의 도움 속에 비교적 수월하게 거뒀다. 타자들이 잘 쳐주고 중간 투수들이 잘 지켜줘 승수를 쌓는데 큰 힘이 됐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동안 지긋지긋한 아홉수에 시달렸던 장원삼은 시즌 첫 등판서 100승을 장식하며 올 시즌 쾌속 질주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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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