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만 보면 아쉬움이 진하다. 한 번도 이기지 못한 것에 대해 변명을 늘어놓을 것이 마땅치 않은 까닭이다. 그러나 kt는 그 어려움 속에서도 충분히 잘 하고 있다. 돌을 던질 사람은 없다. kt의 첫 단추도 그런 상황 속에서 편안함을 찾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kt는 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막판까지 진땀나는 추격전을 벌였으나 2-3으로 졌다. 선발 박세웅이 비교적 경기를 잘 만들어준 가운데 경기 중·후반 가열찬 추격전을 벌였으나 한 끗이 모자랐다. 이로써 kt는 개막 이후 8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2013년 1군에 뛰어든 NC(개막 이후 7연패)의 기록은 넘어섰다.
잘 싸운 한 판이었다. 에이스 김광현을 비롯해 정예멤버가 나선 SK를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9회에는 2사 만루 기회를 잡으며 벼랑 끝까지 몰고 가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졌다. 한 방이 모자랐고 수비에서는 실책성 플레이가 나왔다. 최근 kt의 지는 패턴을 그대로 답습했다고도 볼 수 있다. 조범현 감독도 경기 후 “선수들 모두 열심히 잘했다”라고 했지만 속타는 심정까지는 감추기 어려웠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말도 현재 kt 선수단에는 별다른 위안이 되지 않을 법하다. 지금은 ‘첫 승’이라는 단어만 눈앞에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8연패를 당하면서 kt 선수단의 분위기는 부담감이 가중되고 있다. 연패를 빨리 끊어야 한다는 부담감이다. 그러나 그런 부담감이 오히려 팀 경기력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런 부담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경기는 갈수록 꼬일 수밖에 없다.
오히려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팀 분위기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kt는 꼴찌 전력이다. 2013년 NC가 1군에 뛰어들 때보다 전력이 처진다는 게 중론이다. 그럼에도 경기력은 괜찮다. 막판 뒷심이 부족할 뿐, 리그의 강호들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치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팀의 한 코치는 “NC의 2013년 초반 당시보다 kt의 경기력이 더 좋다. 방심하면 언제든지 진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경기 전 김용희 SK 감독은 kt에 대해 “정확한 평가는 중반 정도가 되어야 나올 것”이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경기 적응 문제가 있을 것이다. NC도 처음에는 굉장히 힘들어했다. 완전히 이기는 경기를 내주는 경우도 있었다”고 떠올렸다. kt도 비슷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그러나 그 성장통 속에서 보여주는 과정은 나으면 나았지 못할 것이 없다. 지금 kt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잔뜩 힘이 들어간 어깨를 편안하게 하는 것이다. 순리대로 가면 승리는 따라올 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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