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G 32점‘ 두산, 문제는 마운드만이 아니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4.08 06: 05

두산 베어스가 4연패에 빠졌다. 특히 최근 2경기에서는 일순간 와르르 무너지는 모습도 보였다.
가장 나빴던 것은 7일 잠실 넥센전이었다. 이 경기에서 두산은 넥센 타선에 무려 27개의 안타를 허용했다. 매 이닝 평균 3개의 안타를 내준 셈인데, 집중타를 허용하면서 7회초 4실점, 9회초에는 6실점을 하기도 했다. 27안타는 넥센의 한 경기 최다안타 신기록이기도 하다.
개막과 함께 3연승을 달리며 출발이 좋았지만 두산은 최근 4경기에서 10득점에 그쳤고, 반대로 실점은 42점이었다. -32점(2-4, 0-5, 4-16, 4-17)으로 공수 전체가 나빴다. 특히 도합 8득점 33실점한 최근 2경기에서는 밀리는 흐름 속에서 한 순간에 완전히 붕괴되는 경기 내용을 보였다.

원인을 단 하나만 꼽자면 마운드, 그 중에서도 불펜이었다. 4경기에서 선발진은 20⅔이닝 15실점으로 그나마 덜 나빴다. 그러나 불펜은 12⅓이닝 27실점으로 완전히 무너졌다. 비자책점도 2점에 불과했다. 3이닝 이상 던진 불펜투수 중 3점대 이하의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윤명준(0.00), 김강률(2.45), 이재우(3.86)가 전부다.
더스틴 니퍼트가 복귀하면서 불펜 비중을 줄일 수 있게 된 것은 위안이다. 이닝이터인 니퍼트가 오면 6~7이닝을 소화해 불펜이 조금만 던지게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믿음직한 선수들로만 2~3이닝 정도를 막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니퍼트에 이어 이현승도 복귀하면 마운드에 숨통이 트이고, 추후 노경은까지 자리를 잡으면 마운드 전력이 모두 갖춰진다.
하지만 이들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현 전력으로 마운드를 꾸려가야 한다는 점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8일 넥센과의 경기는 또 하나의 고비다. 선발진 중 이닝 소화 능력이 가장 검증되지 않은 진야곱이 선발인데 전날 불펜 소모가 커 구원투수들의 부담이 크다. 자칫하면 뒤지는 상황에서도 필승조가 투입될 수 있다. 특히 윤명준은 1일 대전 한화전 이후 등판 기록이 없어 세이브 상황이 아니더라도 투구 감각 유지 차원의 등판 가능성도 있다.
불펜도 불펜이지만, 선발도 문제다. 앞서 밝혔듯 4연패 기간 20⅔이닝 15실점했다. 그 중 유일하게 퀄리티 스타트(QS)를 한 유네스키 마야를 제외하면 13⅔이닝 13실점이다. 주말 잠실 LG전에 등판하기로 한 니퍼트가 그리울 법한 시간이었다.
타선도 침체되어 있다. 단순한 타격부진 뿐만 아니라 부상도 겹쳤다. 1번 민병헌이 허벅지 통증으로 최근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고, 4번을 지켜야 할 잭 루츠도 허리가 좋지 않다. 이들 대신 출전하고 있는 정진호, 김진형도 뾰족한 대안이 되고 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전날 경기에서 뽑아낸 4득점도 0-9로 경기가 완전히 넘어간 뒤 3득점, 3-17로 패배 직전일 때 1득점한 것이라 순수하게 공격력으로 만들어낸 결과라 하기도 어렵다. 9회말 1점은 넥센이 구자형에게 1군 데뷔전 기회를 준 가운데 비교적 쉽게 얻은 점수였다. 4경기 -32점이라는 결과 속에도 허수에 가까운 요소가 있을 정도로 지금 두산은 분명 좋은 사이클이 아니다.
김태형 감독은 4월 목표 승률을 5할로 잡았다. 곧 니퍼트를 시작으로 이현승, 노경은의 복귀가 예정되어 있고, 민병헌과 루츠도 머지않아 다시 뛸 것이다. 그렇게 되면 5월부터 치고 나갈 수 있는 힘은 확보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다만 만회하기 힘들 정도로 4월에 처지면 안 된다. 투타 전체적으로 힘든 시기를 맞이한 두산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nick@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