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한화에 와서 흰머리 더 생겼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4.08 06: 18

"요즘 흰머리 염색하라는 사람이 많아". 
한화 김성근(73) 감독은 얼마 전 4년 전이었던 2011년 SK 시절 사진을 봤다. 김 감독은 "그때 사진을 보니까 머리가 새까맣더라. 그때는 염색도 안 한 것이다"며 "요즘 나 보고 흰머리를 염색하란 사람이 많다. 3분의 1은 여기 한화 와서 생겼고, 나머지 3분의 2는 고양 원더스에서 생겼다"고 허허 웃었다. 
실제로 모자를 벗은 김 감독의 머리에는 흰머리가 상당히 많이 나있다. SK 때만 하더라도 짧고 까만 스포츠머리였던 김 감독이지만, 고양 원더스와 한화에서 불면의 밤을 보내며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 자연스럽게 흰머리가 자랐다. 4년 만에 돌아온 프로 무대에서 연일 진땀나는 승부를 펼치는 영향도 있다. 

그래서 김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서는 "죽겠다"는 말을 하고는 한다. 승부에 몰두하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몸이 먼저 반응하기도 한다. 지난 5일 마산 NC전에는 경기가 잘 안 풀리자 볼펜을 툭 내던지며 불만을 나타냈고, 7일 대전 LG전에서는 일어서서 경기를 지켜보고 좋은 플레이가 나올 때는 박수도 쳤다. 
한화는 개막 7경기 3승4패로 5할 승률에 근접해 있지만 매경기 한국시리즈를 연상시킬 정도로 치열한 승부의 연속이다. 9이닝 기준으로 경기당 평균 3시간40분 최장시간 혈전을 벌이고 있다. 경기 시간이 가장 적은 삼성(3시간7분)과 비교할 때 무려 33분을 더하고 있는 것이다. 진이 다 빠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감독은 지난 7일 LG전을 앞두고 코치들보다 먼저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전 10시30분, 부상에서 복귀를 앞두고 있는 한상훈과 고쳐야 할 부분이 있는 송주호를 지도하기 위해 가장 빨리 경기장에서 직접 선수들을 지도했다. 갖고 있는 전력을 어떻게든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시즌 초반 힘겨운 경기의 연속이지만 부상병들이 하나둘씩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미 2군에서 4경기를 소화한 한상훈과 함께 김태완이 지난 7일 2군 경기에서 홈런 포함 2안타 3타점으로 활약하며 복귀에 박차를 가했다. 이태양도 이날 대전에서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김 감독은 "김태완과 이태양 등도 다음주 정도 되면 들어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베스트 멤버가 다 모이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한화가 갖고 있는 가능성과 잠재력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연일 고된 승부와 고민으로 검은 머리가 새하얗게 되고 있는 김 감독이지만 염색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노장의 몸과 마음은 오직 그라운드를 향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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