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겠다".
KIA는 지난 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접전을 벌였지만 3-5로 무릎을 꿇고 개막 불패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기태 감독은 그다지 연승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는 경기전 "NC와 삼성을 상대로 3승3패가 목표이다. (강하기 때문에) 우리가 연승을 할 수도 있지만 연패도 할 수 있다"면서 차분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경기를 해본 결과 NC는 역시 강했다. 복기하자면 연승을 마감한 이유는 여러가지였다. 선발 스틴슨이 5회까지는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6회 두 점을 내주고 강판했다. 쌀쌀한 날씨 때문에 구위가 기복이 있었고 마지막 고비에서 NC의 중심타선에 대한 부담을 이기지 못했다. 1사1,2루 위기에서 스틴슨을 믿었지만 결과는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두 번째는 발빠른 주자들인 1번 김원섭, 최용규, 강한울의 기동력이 NC에 비해 뒤진 점도 있었다. 특히 3회말 1-1 동점을 만든 뒤 2사1,3루 브렛 필의 타석에서 김원섭이 도루를 하다 협살에 걸린 장면이 있었다. 3루주자 강한울이 적극적으로 홈을 파고들지 못했고 김원섭이 아웃됐다. 필의 타석에서 시도한 기습적인 작전이었으나 무위에 그쳤다.
세 번째는 브렛 필, 나지완, 최희섭, 이범호로 이어지는 빅4 라인이 16타석에서 득점타를 포함해 안타는 2개에 그쳤다. 3-5로 추격한 8회말 1사1,2루에서 나지완과 최희섭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뒷심을 보여주는데 실패했다. NC는 나성범, 테임즈, 이호준은 5안타 4타점을 합작하며 판정승을 거두었다.
9회초에서는 인플레이 상황인데도 투수가 상대 2루 주자를 신경쓰지 않은채 느슨한 플레이를 하다 3루 진출을 허용하는 아찔한 순간도 맞이했다. 분명히 짜임새가 있었던 지난 6경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강한 타격과 기동력, 짜임새 높은 강팀을 상대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KIA에게 이번 주는 시험대이다. NC와 삼성 등 천적들을 상대하기 때문이었다. 작년 KIA는 두 팀을 상대로 9승에 그쳤고 23패를 당했다. 천적을 상대로 중요한 첫 경기에서 패했고 연승도 마감했다. 김기태 감독의 수염도 더 이상 기르지 못했다. "감독님의 수염을 못깎게 하겠다"는 최희섭의 말도 허언이 됐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연승을 마감한 이후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상승세가 꺾이는 시점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재반등과 슬럼프로 갈린다. 그래서인지 김기태 감독은 패배후 "새로운 마음으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말을 했다. 다시 개막을 맞이하는 초심으로 돌아가 차분함과 긴장감을 갖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KIA의 행보에 더욱 눈길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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