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에는 슬럼프가 없다. 발빠른 선수가 많을수록 다양한 작전을 구사하는 등 여러모로 유리하다. 그래서 현대 야구에서 스피드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하고 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평소 "과거 해태에 많이 졌을때도 마찬가지였다. 해태에는 발빠른 선수들이 많았다. 시도때도 없이 뛰다보니 경기 내내 집중해야 했다"며 "아웃카운트 하나 손해없이 2루를 가는 게 얼마나 큰지 모른다"고 뛰는 야구의 장점을 설명했다.
지난해 도루 1위에 올랐던 김상수(삼성 내야수)가 7일 대구 롯데전서 재치 넘치는 베이스 러닝을 선보이며 귀중한 승리를 선사했다. 2-1로 앞선 삼성의 7회말 공격. 추가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3회 삼진, 5회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던 김상수는 롯데 두 번째 투수 김성배와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얻었다. 그리고 야마이코 나바로의 3루 땅볼 때 2루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롯데는 좌타자 박한이를 봉쇄하기 위해 사이드암 김성배 대신 좌완 이명우를 마운드에 올렸다. 지난해 팀 도루 1위에 올랐던 삼성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발 야구로 추가 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상수는 박한이의 번트 모션 때 3루로 내달렸다. 세이프. 롯데 포수 강민호는 3루로 던지지도 못했다.
곧이어 박한이가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때렸다. 김상수는 여유있게 홈인. 삼성의 승리를 결정짓는 한 방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김상수의 3루 도루에 대해 "벤치의 사인은 아니다. 김상수의 센스가 뛰어났다"고 박수를 보냈다.
김상수는 최근 타격감이 주춤한 편이다. 경기 전 특타 훈련을 하는 등 타격감 회복을 위해 안간 힘을 쓰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안타를 때리지 못했지만 결정적인 순간 상대 배터리의 허를 찌르는 베이스 러닝으로 승리에 이바지했다.
삼성은 롯데를 3-1로 꺾고 4일 잠실 LG전 이후 2연패를 마감했다. 그동안 타격에서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김상수에게 이날 경기는 반전의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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