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라탄’ 박은선(29, 로시얀카)과 ‘지메시’ 지소연(24, 첼시 레이디스)이 함께 뛸 때 한국은 두려울 것이 없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국가대표팀은 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러시아와 친선경기 2차전에서 조소현과 지소연의 연속골에 힘입어 2-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지난 5일 1차전서 1-0으로 이긴 한국은 러시아와 역대 전적에서 4승 1무 3패로 우위를 기록했다.
박은선과 지소연이 국내서 처음 호흡을 맞추는 경기로 큰 관심을 모았다. 윤덕여 감독은 지난 5일 1차전과 달리 박은선과 지소연을 모두 선발로 투입하며 정설빈과 함께 본격적으로 스리톱을 가동했다. 박은선의 제공권 장악과 지소연의 개인기가 만나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가 관심사였다.

182cm의 장신공격수 박은선의 파워는 대단했다. 박은선은 전반 29분 수비수 두 명의 제지를 그대로 뚫고 들어가 슈팅까지 했다. 수비를 하던 러시아 선수도 체격이 상당했지만 그대로 밀려 넘어져 고통을 호소했다. 박은선의 엄청난 파워를 실감할 수 있는 장면. 중심을 잃은 박은선은 골로 연결하지는 못했다.

박은선이 골포스트에 떴다 하면 두 세 명의 수비수들이 기본적으로 그를 에워쌌다. 이에 지소연과 정설빈, 강유미 등이 마음껏 뒷공간을 파고들었다. 박은선이 연결해주는 패스도 날카로웠다. 흡사 김신욱의 플레이를 연상시켰다.
A매치 38호 골을 신고한 지소연도 날카로웠다. 수비수 두 세 명을 상대로 공을 지킬 수 있는 지소연의 개인기는 인상적이었다. 지소연은 전반 17분 정설빈에게 완벽한 1 대 1 기회를 만들어주는 등 시야도 넓었다. 여기에 정설빈의 폭발적인 스피드가 더해지면서 여자축구는 완벽한 스리톱 체재를 가동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지소연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지소연은 후반 5분 문전 혼전상황에서 오른발로 가벼운 슈팅으로 추가골을 뽑았다. 사실상 승부가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박은선은 80분을 소화한 뒤 여민지와 교대했다.
국내서 첫 선을 보인 박은선과 지소연 조합은 서로의 장점을 부각시키며 러시아를 압도했다. 두 선수의 맹활약은 2015 캐나다 FIFA 여자월드컵에서 한국대표팀의 선전을 기대케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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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