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한의 홈런' 권혁, 숨길 수 없었던 피로 누적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4.08 21: 53

거듭된 투구에 장사 없었다. 숨길 수 없는 피로 누적에 분루를 삼켜야 했다. 
한화 특급 좌완 권혁(31)이 홈런 한 방에 울었다. 권혁은 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와 홈경기에서 8회 정성훈에게 역전 결승 투런 홈런을 맞고 블론세이브를 범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한화도 2-3 역전패하며 첫 연승에 실패했다. 
한화는 선발 쉐인 유먼이 7이닝 4피안타 2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7회까지 2-1로 리드했다. 전날 연장 11회까지 가는 혈투에서 권혁·안영명·박정진·윤규진 등 핵심 구원투수들을 소모한 상황이라 유먼의 7이닝 역투는 더욱 반가운 것이었다. 

그런데 1점차 불안한 리드라는 게 문제였다. 승기를 잡은 상황에서 필승조를 투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김성근 감독의 선택은 권혁이었다. 마무리 윤규진과 함께 한화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필승 카드. 시즌 첫 연승의 기회를 살리기 위한 승부수였다. 
권혁은 첫 타자 손주인을 2루 땅볼 처리했지만, 오지환에게 3루 내야 안타를 허용한 것이 불행의 씨앗이었다. 이어 정성훈과 승부에서 4구 141km 직구가 몸쪽 높은 코스로 몰렸다. 명백한 실투, 정성훈이 놓칠 리 없었다. 맞는 순간 큰 타구임을 직감케 했다. 
비거리 115m 좌월 투런 홈런. 2-3으로 승부가 뒤집히는 뼈아픈 한 방이었다. 권혁은 이진영에게도 좌전 안타를 맞은 뒤 이병규(7번)를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2실점. 한화는 승부를 못 뒤집었고, 권혁은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날 권혁은 직구 구속이 140km 안팎에 그쳤다. 140km대 중반이 꾸준하게 나왔지만 이날은 스피드와 구위가 무뎌진 기색이 역력했다. 정성훈에게 홈런을 맞을 때도 코스가 안 좋았지만 공의 힘이 떨어졌다. 거듭된 투구로 피로가 누적된 영향이 없지 않았다. 
권혁은 이날까지 한화의 시즌 8경기 중 7경기에 구원으로 등판했다. 특히 전날이었던 7일 LG전에서 2⅓이닝 동안 39개의 공을 던졌다. 올 시즌 개인 최다 이닝을 던지며 가장 많은 공을 뿌렸다. 힘이 많이 떨어져 있었고 더 이상 피로 누적을 감출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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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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