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중근, 1점차 승리 지켰지만 진땀나는 세이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4.08 21: 53

LG 마무리 봉중근이 전날 끝내기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1점차 세이브를 따냈다. 
봉중근은 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와 원정경기에 9회 구원등판, 마지막 아웃카운트 2개를 잡고 LG의 3-2 승리를 지켰다. 봉중근은 시즌 2세이브. 무엇보다 1점차 박빙의 상황에서 실점없이 거둔 세이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LG는 8회 정성훈의 역전 투런 홈런과 함께 불펜을 가동했다. 선발 헨리 소사가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가운데 8회 이동현이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았다. 이동현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고, 첫 타자 송광민을 8구 승부 끝에 중견수 뜬공 처리했다. 투구수 21개에서 이동현은 마운드를 봉중근에게 넘겼다. 

봉중근이 마운드에 올라서는 순간 한화 홈팬들이 환호하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봉중근은 지난 7일 대전 한화전에서 연장 11회 구원등판했으나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안타 3개와 볼넷 1개로 1실점하며 끝내기 패배의 주인공이 됐다. 개막 4경기에서 1세이브를 올렸지만 2패를 당하며 평균자책점 32.40으로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다들 중근이를 걱정하는데 지금으로서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 휴식을 준다고 해서 대안이 있는 건 아니다"며 "지금은 마무리 교체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는다. 중근이가 심리적으로 부담이 있지만 지금 안 좋다고 휴식을 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양 감독은 1점차 박빙에서 다시 봉중근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어차피 극복해야 할 부담이었다. 그러나 봉중근은 대타로 나온 주현상과 8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첫 타자부터 볼넷을 내주며 동점주자를 스스로 내보냈다. 이어 나이저 모건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1·2루 득점권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양상문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 봉중근을 진정시켰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봉중근은 정범모와도 8구 풀카운트 승부에서 볼넷을 내주며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권용관의 잘 맞은 총알 타구가 3루수 윤진호 정면으로 향했고, 3루 주자 송주호까지 포스아웃시키며 더블 아웃으로 경기를 끝냈다. 아슬아슬하고 진땀나는, 쑥스러운 세이브였다. 
경기 후 봉중근은 "(마운드에 올라온) 감독님이 '공은 나쁘지 않다, 자신있게 던져라'고 하셔서 자신감있게 던지려 했다. 선수들의 응원과 집중력있는 수비에 감사하다"며 "야구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운도 따라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믿어주신 감독님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볼 스피드는 조금 올라왔다. 누가 도와줄 수 없는 만큼 나 스스로 이겨내겠다"고 다짐했다. 봉중근이 시련을 딛고 LG의 철벽 수호신 위용을 되찾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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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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