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일정의 시작점에서 출발이 꼬여버렸다. 어느 때보다 아쉬움이 크다. 하지만 아쉬움에 젖어 있을 때가 아니다. 아쉬움을 잊어야 꼬인 출발을 극복할 수 있다.
통한의 실점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전북은 8일 빈즈엉(베트남)과 원정경기서 1-1로 비겼다. 전북은 전반 30분 에닝요의 코너킥이 그대로 골대 안으로 들어가며 승기를 잡았지만,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48분 아바스 디엥에게 중거리포를 허용해 승리를 놓쳤다.
2승 2무(승점 8)를 기록한 전북은 이날 비긴 가시와 레이솔(일본, 승점 8)와 승점 차를 유지하고 선두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선두 자리의 유지에 만족할 전북이 아니다. 일찌감치 조 1위 확정을 하고 싶어하는 전북으로서는 이날 놓친 승점 2점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쉬움에 젖어 있을 시간이 없다. 전북은 빈즈엉전을 시작으로 오는 26일 전남 드래곤즈와 원정경기까지 18일 동안 6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무승부의 아쉬움을 빨리 극복해야 다음 경기를 준비할 수 있다.
무엇보다 오는 12일 열리는 광주 FC와 원정경기를 준비하는 것이 어렵다. 전북은 빈즈엉전을 마친 직후 공항으로 이동해 한국으로 돌아온다. 최강희 감독은 "베트남에서 돌아오는 건 사실상 밤을 새우고 오는 셈이다"고 설명했다.
광주전을 잘 넘겨도 그 다음이 문제다. 광주전을 치른 후 3일 뒤 부산 아이파크와 원정경기가 있고, 또 3일 뒤에는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경기가 있다. 최 감독이 "광주-부산-제주, 3경기서 전북이 가진 원래의 경기를 하는 건 선수들이 로봇이어야 가능하다"며 고개를 저을 만큼 최악의 일정이다.
해결책은 없다. 하지만 최선의 방법은 있다. 빈즈엉전에서 꼬인 실타래를 광주전에서 최대한 빨리 풀어내는 것이다. 아쉬움을 극복할 만큼의 화끈한 승리가 필요하다. 또한 일찌감치 골을 넣어 승기를 가져온다면, 빈즈엉 원정에서 지친 선수들에게 쉴 시간을 좀 더 줄 수 있다.
물론 쉽지는 않다. 광주는 개막 후 4경기서 7골을 넣으며 2승 1무 1패로 선전하고 있다. 6실점을 한 수비가 약점이지만, 주중에 경기를 치른 전북보다 체력에서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경기가 광주월드컵경기장이 아닌 목포축구센터에서 열리는 만큼 전북은 생소한 환경도 극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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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