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훈의 각오, "한화에 감사, 넥센서 성공하겠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4.09 13: 03

"제가 이렇게 스포트라이트 받을 정도는 아닌데…". 
지난 8일 KBO리그를 달군 최고의 소식은 한화와 넥센의 트레이드였다. 한화가 투수 양훈(29)을 넥센에 보내는 조건으로 외야수 이성열과 포수 허도환을 받는 2대1 트레이드를 단행한 것이다. 특히 2005년 데뷔 후 10년을 한화에서만 뛴 양훈이 처음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게 가장 화제였다. 한화 선수들도 오후에 양훈의 트레이드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무엇보다 양훈 스스로 놀랐다. 한화의 2군 전용훈련장 서산구장에서 소식을 접한 양훈은 2군 선수단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바로 1군 선수단이 경기를 치르고 있는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로 이동했다. 함께 한 코칭스태프들과 선수들 그리고 구단 관계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함이었다. 트레이드로 정신이 없었지만 직접 차를 몰고 서산에서 대전으로 넘아가 석별의 정을 나눴다. 

양훈은 트레이드 소식으로 화제가 된 것에 "제가 이렇게 스포트라이트 받을 정도는 아닌데,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다"고 웃은 뒤 "어차피 트레이드된 것이고, 넥센에 가서 열심히 해야 한다. 오늘(8일) 오후 소식을 들었다. 트레이드 기사가 뜨기 전에 바로 들었다. 한화 선수들도 놀랐는데 저도 소스 없이 갑작스럽게 들어 놀랐다. 한화를 떠나게 돼 서운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대전구장에 와서 인사하고 갔다"고 이야기했다. 
속초상고 출신으로 지난 2005년 2차 1번 전체 4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던 우완 투수 양훈은 군복무 기간이었던 지난 2년을 제외하면 줄곧 한화 유니폼만 입고 있었다.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없어서는 안 될 핵심투수로 활약했다. 한화에서 보낸 10년의 시간을 잊지 않고 이제는 넥센 투수로 새롭게 출발한다. 
양훈은 "한용덕 코치님과 정민철 코치님이 가장 감사하다. 특히 2011년을 잊을 수 없다. 그때 선발로 풀타임 시즌을 보낸 것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한용덕 코치와는 2009년 시즌을 앞두고 전지훈련 명단에서 제외됐지만 '비닐하우스' 과외훈련을 받으며 불펜 필승조로 거듭났고, 2011년에는 정민철 코치의 믿음 아래 풀타임 선발로 꾸준하게 로테이션을 지켰던 양훈이다. 당시 선발로 보여준 활약이 넥센행의 배경이 됐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왔지만 1군에서 던지지 못하고 넥센으로 옮기게 돼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넥센 염경엽 감독이 양훈을 선발 자원으로 못박으며 기대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양훈은 "선발로 나가면 좋다. 지금 체중이 많이 빠졌고, 체력적으로 떨어져있다. 2군에서 체력을 끌어올리고 있는 중이었는데 빨리 몸을 만들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지난 겨울 혹독한 훈련으로 체중이 빠지며 투구 밸런스가 흐트러진 그는 다시 몸을 만들고 있는 단계다. 하지만 시즌은 길고 기회의 문은 계속 열려 있다. 9일 오후 목동구장에서 넥센 선수단에 합류하는 양훈은 "한화에는 그동안 정말 고맙고 감사했다. 내가 넥센 가서 잘하면 그걸로 된 것이다. 넥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넥센에서 성공하는 게 양훈의 보답이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