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리그 2년차를 맞이한 외국인 타자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시즌 초반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연착륙하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는 지난해를 앞두고 외국인 타자 제도를 도입했다. 기존의 외국인 선수 2명에서 1명을 더 늘리면서 야수로 활용하도록 했다. 그리고 지난해 타고투저의 흐름과 맞물려 외국인 타자들이 괴력을 발휘했다. 물론 루크 스캇(전 SK), 조쉬 벨(전 LG) 등 일찌감치 짐을 싼 외인들도 있었지만 에릭 테임즈(NC), 야마이코 나바로(삼성) 등의 타자들은 국내 리그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테임즈는 지난 시즌 타율 3할4푼3리 37홈런 121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타점 부문 2위를 마크했고 홈런을 칠 때 마다 팀을 승리로 이끄는 ‘승리의 요정’이었다. 리그 정상급 활약으로 연봉 100만 달러에 재계약에 성공했다. 원래 힘이 타고났는데 올 시즌을 앞두고 파워를 키우면서 거침없이 활약 중이다. 7경기에서 타율 3할7푼5리 5홈런 14타점으로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홈런을 칠 때 마다 팀이 승리한다. 8일 광주 KIA전에서도 투런포를 날리면서 팀 승리를 도왔다.

역시 KBO 2년차가 된 나바로도 괴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타율 3할8리 31홈런 98타점 25도루 등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특히 삼성의 리드오프 고민을 바로 해결해줬다. 20-20클럽에 가입하는 등 호타준족임을 입증했다. 삼성은 나바로와 85만 달러에 재계약에 성공했다. 올 시즌 타율은 아직 2할6리에 그치고 있지만 9경기서 4홈런을 때려내며 박병호(넥센), 강민호(롯데)와 함께 이 부문 2위를 지키고 있다. 8일 대구 롯데전에선 3회 무사 1,3루서 스리런포를 날리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KIA의 브렛 필도 효자 용병으로서 제 몫을 잘 해내고 있다. 필은 지난 시즌 타율 3할9리 19홈런 66타점 10도루를 기록했다. 테임즈, 나바로에 비해 좋은 성적은 아니었지만 부상과 KIA의 선수기용 제한에 발목을 잡혔다. 필은 지난해 6월 왼 손등 미세골절을 당하면서 한 달 이상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리고 KIA는 지난해 마무리 투수로 하이로 어센시오를 기용하면서 필을 100% 활용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엔 그 족쇄를 풀었고 8경기서 타율 3할2푼3리 3홈런 10타점으로 초반 페이스가 좋다. 1루수, 외야수는 물론이고 2루까지 볼 수 있어 활용 폭도 넓다.
올 시즌 새롭게 가세한 외국인 타자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2년차 외국인 타자들의 활약은 더 돋보인다. 개막부터 맹타를 휘두른 롯데의 짐 아두치(타율 3할5푼3리 1홈런 4타점 3도루)는 허리 부상으로 빠져있다. 그리고 잭 한나한(LG), 잭 루츠(두산)도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 없으며 앤드류 브라운(SK), 앤디 마르테(kt), 나이저 모건(한화)도 2년차 외인들의 활약엔 못 미치고 있다. 기존의 외국인 타자들이 한국 야구 경험을 앞세워 시즌 초반 확실하게 앞서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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