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가 약하면 타자가 쳐서 이기면 된다".
NC 김경문 감독이 시즌 전 미디어데이에서 한 말이다. 김 감독은 "투수가 필요하다"는 전제를 달면서도 방망이의 힘을 믿었다. 김 감독의 생각대로 NC는 '화끈한 방망이'의 힘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투고타저 팀이었지만 올해는 확 달라졌다.
NC는 개막 2연패 이후 5연승을 달리며 단숨에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고 있다. 선발진을 중심으로 마운드가 선전하고 있지만 방망이의 힘이 절대적이다. 시즌 7경기에서 팀 타율이 3할2푼4리로 1위. 경기당 평균 득점(7.57), OPS(.928)도 모두 리그 전체 1위에 랭크돼 있다.

타자들의 화력이 대단하다. 특히 중심타선이 뜨겁다. 에릭 테임즈가 타율 3할7푼5리에 5홈런 14타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보다 체중을 5kg 더 불리고 온 테임즈는 연일 장타를 뿜어내고 있다. NC는 올해 테임즈가 홈런을 친 4경기에서 4전 전승을 거두며 승리 공식을 이어가고 있다.
노장 이호준도 타율 4할5푼2리 3홈런 16타점으로 무시무시하다. 6번 타순에서 오는 찬스를 놓치지 않고 쓸어 담으며 NC의 대량 득점을 이끌고 있다. 테임즈·이호준에 상대적으로 가려져 있지만 3번 나성범 역시 타율 3할7푼9리 1홈런 5타점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여기에 1번 박민우가 타율 3할6푼8리, 출루율 4할7푼8리로 테이블세터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9번에 있는 김종호 역시 타율 3할8푼5리를 때리며 1~2번 박민우·이종욱과 함께 삼중 테이블세터를 형성했다. 하위타선 김태군까지 타율 3할3푼3리를 기록 중이다.
사실 지난해 NC는 겉보기 이미지와 다르게 타격이 약한 팀이었다. 팀 타율(.282)·출루율(.353)은 각각 8·9위로 하위권에 허덕였다. 영봉패 7번 포함 1득점 이하가 19경기로 가장 많았다. 특히 후반기 팀타율이 2할6푼6리로 리그 최하위에 그칠 정도였다.
그래서 외국인 투수 한명이 빠지고, 원종현의 암 투병으로 생긴 마운드 공백이 우려됐다. 시즌 전 전문가들에게 저평가 된 이유였지만, 뚜껑을 연 결과 가공할 만한 화력으로 모든 것을 뒤엎고 있다. 김경문 감독 생각대로 타자들이 쳐서 이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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