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감독, "어떻게 선수에게 벌투를 시키는가"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5.04.09 16: 55

"벌투가 아니다".
김기태 KIA 감독이 전날 NC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부진했던 좌완 투수 임기준을 조기에 강판시키지 않는 이유를 밝혔다. 결론부터 말하면 5일을 쉬는 선발투수라면 100~120개를 던져야 하고 투수력을 보존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임기준이 계속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한 김 감독은 "선발투수라면 100개 또는 120개를 책임지는 것이 프로이다. 5일을 쉬고 나오기 때문이다. 2회 또는 3회만 던지고 나오면 다른 투수들이 들어간다. 감독 입장에서는 다음 경기까지 생각해야 한다"면서 임기준을 7회까지 끌고간 이유를 밝혔다.

임기준은 이날 초반부터 제구력 난조에 빠졌고 5회에는 몸에 맞는 볼 3개를 내주면서 역대 타이기록을 세웠다. 결국 13안타를 맞고 10사사구를 내주고 11실점했다. 5회를 막은 뒤에도 6회와 7회까지 마운드에 오르며 투구수도 120개를 기록했다. 조기에 교체하지 않고 가혹한 투구를 시켰다는 벌투논란이 제기됐다.  
김 감독은 구체적으로 "투수를 빼는 것은 쉽다. 그러면 다음은 다른 투수가 막아야 하는데  당장 오늘 양현종 뒤에도 (불펜투수들이) 대기해야한다.  주말 삼성전에는 필립 험버와 문경찬이 선발등판한다. 투수들이 뒤에서 (대기하며) 계속 나가야 한다. 당연히 이기고 있다면 바꿔야 겠지만 야구는 엔트리 싸움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벌투논란에 대해 "절대 벌투는 아니다. 어떻게 감독이 선수에게 벌투를 할 수 있겠는가. 만일 5-2에서 한 점만 쫓아갔으면 투수들을 몸풀게하면서 바꾸려고 했다. (바꾸지 못하는) 감독 마음은 어떻겠는가. 어제는 나도 마음이 아프다. 임기준이 팀을 위해 희생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야구는 정답이 없다. 이제 6승2패이다. 144경기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 이럴때마다 바꾸면 나중에는 어떻게 하나. 오히려 임기준이 120개를 던져주는 것을 보여주었고 그래야 강해진다. 그리고 홍건희가 3이닝을 고생해서 막아주어 투수력이 세이브가 됐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특히 이날 임기준과의 대화내용도 전했다. 김 감독은 웃으면서 "오늘 임기준을 만나 '엄마가 뭐라고 안하시냐'고 물었다. 어머님이 속상할 것 같았다.  그러자 임기준이 '괜찮습니다'라고 답했다. 임기준은 다음주 화요일에 이어 일요일 경기도 선발투수로 나간다"고 임기준의 향후 등판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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