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구 투혼' 마야, 역대 12번째 노히트노런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4.09 21: 10

고향 친구 시몬(OK저축은행 배구선수)을 만난 유네스키 마야(34, 두산 베어스)가 더할 나위 없는 호투를 펼쳤다. 친구의 기를 받아서였을까. 결과는 역대 12번째 노히트노런이었다.   
마야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9이닝 8탈삼진 3볼넷 무실점했다. 경기 전 시구자로 나선 ‘절친’ 시몬과 만난 마야는 기를 받은 듯 쾌투하며 KBO 리그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
넥센 타선이 한 바퀴 도는 동안 마야는 빠른 템포로 타자들을 상대했다. 1회초 서건창과 이택근을 모두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낸 마야는 유한준을 3루 땅볼 처리하며 공 11개로 첫 이닝을 끝냈다. 2회초 1사에 윤석민의 볼넷에 첫 출루를 허용했으나 박헌도와 문우람을 각각 좌익수, 우익수 플라이 유도해 위기를 자초하지 않았다. 3회초 역시 삼자범퇴였다.

피하지 않는 정면승부로 3회까지 투구 수도 41개에 불과했다. 4회초에도 선두 이택근의 좌익수 플라이 뒤 유한준은 한 번도 방망이를 돌리지 않고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기세가 오른 마야는 4번 박병호까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5회초에도 탈삼진 2개를 곁들인 마야는 6회초까지도 안타를 전혀 허용하지 않았다. 선두 김하성을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운 마야는 김재현을 우익수 플라이로 엮은 뒤 서건창까지 유격수 땅볼로 막았다. 타구가 가는 위치에 김재호가 있게 한 수비 시프트가 돋보이는 순간이기도 했다.
7회초 선두 이택근과 8구까지 간 마야는 2사에 박병호에게 볼넷을 내줘 잠시 흔들리는 듯 했으나 곧바로 초구에 윤석민을 좌익수 플라이 유도하고 이닝을 끝냈다. 남은 두 이닝도 끄떡없었다. 마야는 8회초를 퍼펙트로 막은 뒤 9회초 수비에 임했다.
9회초 선두인 대타 임병욱을 볼넷으로 출루시켰으나 서건창과 이택근을 연속해서 땅볼로 처리한 마야는 대기록에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겼다. 그리고 마지막 타자 유한준은 파울 2개를 연달아 친 뒤 3구째에 방망이를 헛돌렸다. 역대 12번째 노히트노런이었다. 외국인 선수로는 지난해 6월 24일 잠실 LG전에서 노히터를 해낸 찰리 쉬렉(NC)에 이은 2번째다. 두산 선수로도 1988년 4월 2일 사직 롯데전 선발 장호연 이후 처음이다. 
이날 마야는 자신이 가진 모든 구종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일반적으로 한 투수가 슬라이더와 커브를 다 잘 던지기 힘든데, 마야는 둘 다 수준급으로 던질 정도로 손의 감각이 좋다. 예리하게 홈플레이트 부근에서 변하는 슬라이더, 큰 각을 보이며 떨어지는 커브에 넥센 타자들은 맥을 추지 못했다.
거침없는 마야의 투구에 넥센 타선은 마지막까지 힘을 쓰지 못했다. 지난해 11경기를 통해 한국야구에 잠시나마 적응했던 마야는 두 번째 시즌인 올해 개막전 선발로 낙점된 데 이어 3번째 경기에서 큰 일을 냈다. 두산에 더스틴 니퍼트는 없지만 에이스는 있었다. 10일 잠실 LG전 등판 예정인 니퍼트가 돌아오면 두산은 외국인 에이스만 2명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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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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