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야의 역대 12호 노히터 만든 두산의 선견지명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4.09 21: 10

두산 베어스의 유네스키 마야(34)가 역사를 썼다.
마야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등판해 볼넷 3개만 내주고 9이닝을 피안타 없이 8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마야의 노히트노런 경기는 역대 12번째이며, 외국인 선수로는 지난해 6월 24일 잠실 LG전에서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찰리 쉬렉(NC)에 이은 2번째다. 또한 두산 소속 선수로도 1988년 4월 2일 사직 롯데전 선발인 장호연 이후 처음이다.
지난 등판인 3일 사직 롯데전에서도 7이닝 2실점으로 좋은 투구 내용을 보인 마야는 더욱 업그레이드된 모습이었다. 이러한 눈부신 호투를 발판 삼아 두산은 투수전 끝에 1-0으로 승리했다. 4연패 뒤 2연승으로 5승 4패가 된 두산은 기분 좋게 LG와의 주말 3연전에 임할 수 있게 됐다.

이날 마야는 자신이 가진 모든 구종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일반적으로 한 투수가 슬라이더와 커브를 다 잘 던지기 힘든데, 마야는 둘 다 수준급으로 던질 정도로 손의 감각이 좋다. 예리하게 홈플레이트 부근에서 변하는 슬라이더, 큰 각을 보이며 떨어지는 커브에 넥센 타자들은 맥을 추지 못했다. 
변화구 중에서는 슬라이더가 가장 돋보였다. 스트라이크존 좌우 활용이 뛰어난 마야는 몸쪽과 바깥쪽으로 슬라이더를 번갈아 던졌고, 140km대 후반의 위력적인 포심 패스트볼이 동반되자 마야의 변화구들은 더욱 큰 위력을 발휘했다. 체인지업 역시 간간히 볼 수 있었다.
가장 큰 고비라면 8회초였다. 선두타자 박헌도가 볼카운트 3B-2S에서 마야의 공을 받아쳤을 때 타구음이 경쾌했다. 외야로 빠르게 뻗어 나가는 것이 잠시 안타로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잘 맞은 타구가 좌익수 정진호의 글러브 안으로 들어갔고, 아웃카운트 5개를 남긴 마야는 힘을 내 남은 몫을 채웠다.
마지막 타자는 유한준이었다. 9회초 선두타자인 대타 임병욱을 볼넷으로 내보낸 마야는 서건창과 이택근을 상대로 내야 땅볼 2개를 유도해 대기록을 눈앞에 뒀다. 그리고 2사 2루에서 유한준을 3구째에 헛스윙 처리해 역대 12번째 노히트노런을 완성했다. 역시적인 순간이었다.
두산은 지난해 크리스 볼스테드의 대체 선수로 와 11경기에서 2승 4패, 평균자책점 4.86으로 썩 좋은 기록을 남기지 못한 마야와 재계약했다. 성적이 평범하고 시즌 막판 욕설 사건도 일으키는 등 문제가 없지 않았지만 지닌 구위가 뛰어나고 한국야구에 적응하는 기간을 거쳤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두산의 재계약 결정은 훌륭한 선견지명이었다. 니퍼트가 없는 동안 에이스로 임무를 100% 소화한 마야는 급기야 일을 냈다. 이제는 에이스라 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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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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