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키 마야(34, 두산 베어스)가 노히트노런의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마야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볼넷 3개만 내주고 9이닝을 피안타 없이 8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마야의 노히트노런 경기는 역대 12번째이며, 외국인 선수로는 지난해 6월 24일 잠실 LG전에서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찰리 쉬렉(NC)에 이은 2번째다. 또한 두산 소속 선수로도 1988년 4월 2일 사직 롯데전 선발인 장호연 이후 처음이다.
경기 후 인터뷰에 임한 마야는 “놀랍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짧게 소감을 남겼다. 이미 동료들, 팬들과 대기록의 기쁨을 나눈 뒤였지만, 마야의 얼굴은 여전히 잔뜩 상기된 상태였다. 대기록 순간에는 지나간 순간들이 스쳐갔다.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고 나서 많은 순간들이 떠올라 눈물이 났다. 매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의미가 있다”며 마야는 자신의 야구인생을 돌아보기도 했다.

절친한 친구인 배구선수 시몬(OK저축은행)의 잠실 방문은 마야에게도 힘이 됐다. 마야는 “시몬이 온 것이 긍정적인 효과였다. 마운드에서 한 번 안아줬을 때 시몬이 ‘너는 공격적인 투수다. 쿠바에서 했던 만큼만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격려해줬다”고 털어놓았다.
넥센의 강타선을 상대했지만, 자신도 알 수 없는 힘이 대기록을 가능케 했다. 마야는 “넥센이라는 팀이 매우 공격적인 팀이라 매 순간 힘들었다. 마지막 이닝에는 어디서 힘이 났는지 모르지만 온 힘을 다해 던졌다”고 설명했다.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도 빛났지만, 커브 역시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마야는 “첫 카운트를 잡을 때 커브가 효과적이기 때문에 던지려고 했다. 자신 있는 구종 중 하나다”고 설명했다.
팀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지난해에는 (한국에 와) 초반 힘들었던 부분이 많았지만, 팀의 재계약에 감사한다. 팀이 원할 때 까지는 두산에서 뛰겠다”며 마야는 두산에 대한 마음을 듬뿍 담아 말했다.
구단도 도움을 줬지만, 역시 가장 큰 힘이 되어준 것은 가족이었다. 지난 시즌에도 가족들이 본 경기에서 호투가 있었다. 마야는 “쿠바에 있는 가족들이 그립다.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은데, 내 경기를 TV로 볼 것이라 생각한다.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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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