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의 슬럼프 탈출 비법은 인터뷰?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5.04.09 21: 45

손아섭(27, 롯데 외야수)은 대표적인 친미디어 선수로 꼽힌다. 실력, 예의, 말솜씨 등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다. 9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취재진에게 둘러싸인 손아섭은 푸념을 늘어 놓았다. "야구가 생각대로 안된다"는 게 그의 말이다. 손아섭은 8일 현재 타율 3할(30타수 9안타) 5타점 7득점을 기록 중이다. 만족이란 걸 모르는 손아섭이기에 진한 아쉬움을 드러낼 수 밖에.
손아섭은 "보시다시피 못하고 있다. 이제는 즐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안 좋은 상황이 오니까 예전의 성격이 나오게 된다. 솔직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시즌을 치르다보면 3차례 정도 슬럼프가 오는데 이번에는 아주 일찍 온 것 같다. 슬럼프가 올땐 어떻게 해도 안된다. 예전에는 그럴때면 미쳐버릴 것 같았는데 이제는 편하게 생각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지는 게 죽기보다 싫은 손아섭이다보니 마냥 쉴 수만은 없었다. 그는 "3일간 타격 자세에 변화를 주고 새벽 늦게까지 타격 동영상을 찾아 보기도 했다"면서 "나도 어쩔 수 없나보다. 잘못된 부분이 바로 보인다. 그런데 알면서도 어쩌지 못한다"고 씁쓸한 반응을 보였다.

4년 연속 외야수 부문 골든 글러브를 수상하는 등 리그 최고의 외야수로 꼽히는 손아섭.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숨기지 못했다.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 극복해야 할 부분이라는 걸 잘 알면서도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 그래서 일까. 손아섭은 "야구는 정말 어렵다"고 혀를 내둘렀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정말 사고 한 번 칠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만큼 최고의 시즌을 기대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자 기대보다 실망이 더 큰 요즘이다.
가슴 속 응어리를 하나둘씩 풀어낸 손아섭은 "이렇게 이야기하니까 마음의 부담도 많이 덜어냈다. 예전부터 야구가 안 풀릴때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나면 잘 됐는데 오늘도 그럴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까지 롯데에서 뛰었던 조성환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은 "제일 쓸데없는 걱정이 손아섭 걱정"이라고 그의 타격감 회복을 굳게 믿었다.
손아섭은 이날 올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포함해 3타수 2안타 2타점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부진 탈출(?)을 예고했다. 3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한 손아섭은 1회 우전 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한 뒤 1-3으로 뒤진 3회 2사 2루서 삼성 선발 타일러 클로이드의 3구째 직구(140km)를 밀어쳐 좌측 펜스를 넘기는 투런 아치(비거리 100m)로 연결시켰다. 시즌 첫 대포 가동.
아쉽게도 팀의 3연패를 끊지 못했지만 다음 경기의 활약을 기대케 하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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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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