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야 노히터 최대 고비, 김태형 감독이 한 말은? [움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4.09 22: 05

대기록의 뒤편, 그 순간 마운드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9일 KBO 리그의 최고 화제는 유네스키 마야의 노히트노런이었다. 마야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등판해 볼넷 3개만 내주고 9이닝을 피안타 없이 8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마야의 노히트노런은 역대 12번째이며, 외국인 선수로는 지난해 6월 24일 잠실 LG전 찰리 쉬렉(NC)에 이은 2번째다. 또한 두산 소속 선수로도 1988년 4월 2일 사직 롯데전 장호연 이후 처음이다.
이날 총 136개의 공을 던진 마야에게 고비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7회초 2사에 박병호에게 볼넷을 내주며 흔들리는 듯한 모습도 보였고, 9회초에는 선두타자인 대타 임병욱에게 볼넷을 허용해 무사 1루 위기를 맞이했다. 1-0의 살얼음 리드였기 때문에 벤치도 고민에 빠졌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은 마야를 굳게 믿었다.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 이면에는 인간적인 결정도 이었다. 김 감독은 8회초 마야가 문우람을 2루수 땅볼로 잡고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채웠을 때 마운드에 올라갔다. 당시 투구 수가 114개였는데, 마야의 한 경기 최다 투구 수가 115개(2014 시즌 2차례)라는 점에서 한 번 체크가 필요했다.
마운드에 방문한 김 감독은 마야에게 “투구 수가 많다”며 의사를 타진했다. 마야는 별다른 대답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마야의 눈을 쳐다본 김 감독은 도저히 마야를 바꿀 수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김 감독은 힘을 내라는 말을 건네며 마야의 목을 어루만져주고 내려올 뿐이었다. 
그 뒤 마야는 놀라운 힘을 발휘해 남은 대기록까지 남은 아웃카운트 4개를 다 채웠다. 불펜에서 윤명준을 비롯한 투수들이 몸을 풀기는 했지만 경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마운드는 마야가 홀로 지켰다. 9회초 2사 2루, 볼카운트 2S에서 유한준을 상대로 던진 3구째가 마야의 손을 떠난 뒤 양의지의 미트 안으로 들어갔는지 눈에 띄지 않았고, 이내 두산 선수들이 벤치를 박차고 달려나갔다. 노히트노런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만약 마야가 1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안타를 맞았다면 두산은 패배 위기까지 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모든 우려를 불식시키며 마야는 자신도 알 수 없다고 말한 힘까지 발휘해냈다. 김 감독의 결정은 해피엔딩으로 끝났고, 마야도 자신의 야구인생에서 가장 큰 추억 하나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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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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