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도 달라진 마야, 어떻게 노히터 투수 됐나?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4.10 06: 09

한때 평균자책점 7점대 투수에서 노히트노런까지. 유네스키 마야(34)가 완전히 달라졌다.
마야는 지난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9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8탈삼진 3볼넷 무실점 호투했다. 역대 12번째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마야는 시즌 2승째를 수확하며 최고의 날을 만들었다. 마야의 야구인생에서 처음 맛보는 대기록이기도 했다.
지난해 2승 4패, 평균자책점 4.86을 기록한 마야의 11경기는 둘로 쪼개서 봐야 한다. 첫 4경기에서는 도합 17⅓이닝 소화에 그치며 평균자책점이 7.78로 높았다. 하지만 이후 7경기에서는 45⅔이닝이나 책임졌고, 평균자책점도 3.74로 훨씬 내려갔다. 마지막 7경기만 놓고 보면 평균 6이닝 이상을 던졌고, 7이닝 이상 버틴 경기도 5차례나 있었으니 이닝이터다. 두산은 마지막 7경기를 보고 재계약을 결정했다.

두산은 마야의 장점을 보며 성공을 예상했다. 슬라이더와 커브를 둘 다 결정구로 구사할 수 있는 흔하지 않은 투수였고, 포심 패스트볼의 위력도 뛰어났다. 체인지업까지 갖춘 전형적인 선발 유형의 ‘포피치 투수’가 바로 마야다. 손 감각이 좋아 컨디션에 따라 여러 구종 중 경기 당일 특히 좋은 공의 활용 빈도를 높일 줄도 알고, 경기 초반에는 구석구석으로 던지면서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을 파악하는 영리함도 갖추고 있다.
김태룡 단장은 마야에 대한 믿음이 확실했다. 지난겨울 더스틴 니퍼트나 마야를 놓칠 경우 9승을 거둔 코리 리오단이나 태드 웨버 영입을 고려하고 있냐는 질문에 김 단장은 그렇지 않다고 단호히 말했다. 둘 모두 잡겠다는 강한 의지였다. 마야가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뒤 전화통화에서 김 단장은 “당시 우리가 풀어주면 마야를 잡으려던 팀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도 했다. 그만큼 현장에서는 마야를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두산이 마야의 성공을 예견했던 이유는 하나 더 있다. 처음 한국에 올 당시 마야는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었다. 김 단장은 “한국에 올 때는 살이 많이 불어 있는 상태였다. 이번에는 애리조나(스프링캠프)에 가기 전에 몸을 잘 만들어 왔더라”고 회상했다. 최적의 몸 상태가 아니었던 1년 전과 달리 마야는 스프링캠프 이전부터 착실히 시즌을 준비했다. 짧게나마 한국야구를 경험하면서 리그 적응에 대한 걱정도 사라졌다.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공을 던지지 않은 것도 시즌 준비에 도움이 됐다. 김 단장에 따르면 마야의 에이전트는 마야의 투구를 보길 원하는 주니치 드래건스의 요청에 따라 그를 던지게 할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두산은 보류선수 명단에 있던 마야의 윈터리그 출전을 불허했고, 다른 팀의 레이더망에도 있었던 마야의 마음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이외에도 구단은 마야가 한국 생활에 더 적응하고 활약할 수 있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연봉은 60만 달러로 특급 대우는 아니었으나 마야는 개의치 않았고, 편하게 지내고자 첫 시즌 살았던 집보다 조금 더 넓은 집을 원했을 뿐이었다. 야구를 잘 하기 위한 것이라 구단도 이를 받아들였다. 또한 1년차 외국인 선수들에게는 제공하지 않는 중형차도 내줬다.
이러한 두산의 정성에 마야도 마운드 위에서 충성을 다하고 있다. 노히트노런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마야는 “재계약해준 팀에 감사한다. 팀이 원할 때까지는 두산에서 뛰겠다”며 팀에 대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이미 한국에 처음 발을 내딛었을 때와는 몸과 마음 모두 180도 달라진 마야가 노히트노런이라는 터닝 포인트를 통해 얼마나 더 발전할지도 궁금한 일이다.
nick@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