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동점포' 박석민, 주장의 품격 선보이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5.04.10 06: 20

"홈런 한 번 쳐보고 싶다".
박석민(삼성)의 방망이가 주춤하다. 8일까지 타율 2할2푼6리(31타수 7안타) 2타점 3득점에 그쳤다. 올해부터 주장 중책을 맡은 그의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더욱이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획득할 예정이어서 그 부담감은 더욱 클 수 밖에. 박석민은 경기 전 특타를 자청하는 등 타격감 회복을 위해 안간 힘을 쓰고 있다.
9일 대구 롯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박석민은 "홈런 한 번 쳐보고 싶다"고 긴 한숨을 내뱉었다. 호쾌한 대포를 쏘아 올리며 타격감 회복의 계기를 마련하길 기대했다. 박석민의 최근 5년간 성적을 살펴보면 3~4월 타율이 3할3푼5리(319타수 107안타)로 좋았다. 올해는 다르다. 박석민은 "지난해까지 4월에 강하고 5~6월에 주춤한 편이었는데 올해에는 계속 약하다. 이래서 될 일이 아니다"고 푸념을 늘어 놓았다.

이날 3번 3루수로 선발 출장한 박석민은 1회 볼넷, 2회 투수 앞 땅볼, 4회 볼넷, 6회 유격수 앞 땅볼에 그쳤다. 주축 타자로서 장타 본능을 과시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기대 만큼의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3-4로 뒤진 삼성의 9회말 공격. 박석민은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솔로 아치를 쏘아 올리며 패색이 짙었던 경기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 선두 타자로 나선 박석민은 롯데 소방수 김승회의 3구째 직구(140km)를 그대로 잡아 당겼다. 타구는 대구구장 좌측 외야 스탠드에 꽂혔다. 시즌 첫 홈런.
삼성은 박석민의 좌월 솔로 아치에 힘입어 4-4 균형을 맞춘 뒤 최형우의 볼넷과 이승엽의 중전 안타로 만든 무사 1,3루서 대타 구자욱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롯데를 5-4로 꺾었다. 7일 대구 롯데전 이후 3연승 질주. 박석민의 결정적인 한 방이 터졌기에 가능했다.
필요한 순간에 한 방을 터뜨린 박석민은 잃어버린 미소를 되찾았다. "계속 안 맞아서 마음의 짐이 있었는데 이 홈런을 계기로 타격감을 회복했으면 좋겠다. 특타도 치면서 컨디션이 차츰 올라올 것이라 생각했었고 2B에서 무조건 직구 반응이 늦지 않도록 한 게 좋은 결과로 연결됐다".
한편 류중일 감독은 "선발 클로이드가 잘 던졌지만 손아섭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한 게 아쉬웠다. 추가점을 내지 못해 고전하는 양상이었다"며 "박석민의 동점 홈런과 찬스를 이어준 이승엽, 구자욱의 대타 성공으로 이길 수 있었다"고 3연승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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