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짜릿할 순 없다. 구자욱(삼성)이 선발 명단에서 빠진 아쉬움을 끝내기 안타로 만회했다.
지난달 28일 SK와의 정규시즌 개막전부터 줄곧 선발 출장의 기회를 얻었던 구자욱은 9일 대구 롯데전서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4일 잠실 LG전 이후 4경기 연속 무안타로 침묵했기 때문. 구자욱 대신 강봉규가 6번 1루수로 선발 명단에 포함됐다.
8회까지 벤치를 지키던 구자욱은 4-4로 맞선 9회 무사 1,3루서 강봉규 타석에 대타로 나섰다. 롯데 소방수 김승회의 초구를 그대로 받아쳐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연결시켰다. 3루 주자 박찬도는 여유있게 홈인. 삼성은 구자욱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롯데를 5-4로 꺾고 3연승을 질주했다.

데뷔 첫 끝내기 안타를 때린 구자욱은 "9회말 (박)석민이형이 동점 홈런을 쳤는데 석민이형에게 고맙고 살아나간 (최)형우 선배님과 안타를 때린 (이)승엽 선배님께 감사드린다"며 "초구부터 자신있게 휘두른 게 좋은 결과로 연결됐다"고 겸손하게 소감을 전했다. 이어 "치자마자 중심에 맞았기에 안타를 직감했다. 끝내기 안타는 처음인데 데뷔 첫 홈런보다 더 기쁘다"고 덧붙였다.
4-4로 맞선 9회 무사 1,3루 찬스. 부담을 느낄 만도 했지만 구자욱은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타격 코치님께서 '자신있게 휘두르면 좋은 타구가 나온다. 잡생각말고 하던대로 하면 된다'고 조언해주신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는 게 그의 말이다.
구자욱은 최근 타격감 저하와 수비 실책 속에 마음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는 "수비에서 안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의식하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 방망이 역시 잘 맞을때도 있고 안 맞을때도 있으니 내가 해야 할 부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자칫 하면 슬럼프가 길어질 뻔 했던 구자욱은 데뷔 첫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며 타격감 회복의 계기를 마련했다. 선발 명단에서 빠진 아쉬움을 말끔히 떨쳐내는 천금 같은 한 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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