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웅-심재민, 진흙에서 연꽃이 피는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4.10 13: 00

“잘 던지고 있다”
최근 길어지는 연패에 속이 타는 조범현 kt 감독이지만 두 어린 투수의 이야기에 말문을 여는 기다림은 그리 길지 않았다. 그나마 위안이 된다는 의미다. 10연패에 빠져 있지만 그 와중에서도 팀 마운드의 미래로 불리는 두 선수는 씩씩하게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박세웅(20)과 심재민(21)이 그 주인공이다.
박세웅과 심재민은 kt의 창단 멤버들이자 팀의 미래다. 2013년 첫 신인지명회의에서 kt의 부름을 받았다. 심재민은 유희운과 함께 특별 우선지명을, 그리고 박세웅은 1차 지명을 받았다. 높은 지명 순번에서 팀의 기대치를 읽을 수 있다. 그리고 두 선수는 숱한 동기들 속에서도 가장 관심을 모으는 자원이었다. 지금은 나란히 1군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이 역시 의미가 크다.

박세웅은 최근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신진급 투수다. kt에서도 가장 뜨겁기는 마찬가지다. 2013년 말 남해캠프부터 지난해 퓨처스리그, 그리고 올해를 준비하는 전지훈련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개근을 했다. 그 결과 팀의 4선발, 토종 에이스의 칭호도 달 수 있었다. 발전 속도가 가파르다는 평가로 1군 선배들과 맞서 배짱 있는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심재민도 kt가 그를 우선지명한 이유를 잘 대변하고 있다. 심재민은 지명과 동시에 문제가 있었던 팔꿈치에 칼을 댔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금 수술을 하는 것이 낫다”라는 게 kt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약 1년에 걸친 힘겨운 재활과정을 꿋꿋하게 이겨내며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kt의 한 관계자는 “지루한 재활 과정이 어린 선수에게는 큰 고통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불평 한 번 없이 묵묵하게 잘 이겨냈다. 참 대견스러운 선수”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 두 선수는 연패 속에서도 kt에 한가닥 위안이 되고 있다. 박세웅은 두 차례의 선발등판에서 모두 졌지만 씩씩한 투구로 관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배짱 있는 투구, 정교한 빠른 공 제구, 그리고 단번에 리그 정상급 구종으로 인정받은 체인지업까지 스타성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두 번 모두 수비수들의 도움을 받지 못한 불운한 패배였지만 고개를 들지 못하는 형님들을 오히려 격려하는 심성까지 갖췄다. ‘에이스’ 기질이 보인다는 평가다.
중간에서 뛰고 있는 심재민도 7경기에서 6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 중이다. 7경기 중 5경기에서는 무실점 피칭이고 안타를 맞지 않은 경기도 네 번이나 된다. 빠른 공 최고 구속은 140㎞가 채 안 되는 수준이지만 시범경기 당시에 비해 제구가 좋아졌고 완급조절 능력도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나아질 가능성이 크다. 비록 10연패를 당했지만 언젠가는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집안이라는 것을 가장 어린 두 선수가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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