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불허전 트리오’ SK의 든든한 밑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4.10 06: 20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SK가 비교적 무난하게 스타트를 끊었다. 그 중심에는 단연 팀이 자랑할 만한 든든한 기둥들이 있다. 김광현(27) 최정(28) 정우람(30)이 건재를 과시하며 확실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세 선수는 SK 왕조의 핵심 선수들이었다. 김광현은 선발진의 ‘에이스’, 최정은 타선의 ‘에이스’, 그리고 정우람은 불펜의 ‘에이스’였다. 요소요소마다 확실한 간판선수를 보유한 SK는 나머지 선수들의 힘까지 더해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뤄낼 수 있었다. 세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이들은 절대적인 공로를 세우며 팬들의 사랑을 받는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했다.
공교롭게도 2년간은 세 선수의 활약상에 엇박자가 났다. 김광현은 어깨 통증으로 고전하다 지난해 날아올랐다. 반대로 2013년 절정의 활약을 선보인 최정은 지난해 부상으로 규정타석을 채우는 데 실패했다. 정우람은 2년간 군 복무를 하느라 팀을 떠나 있었다. SK라는 팀의 완성도가 떨어진 이유 중 하나였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세 선수가 정상적인 모습으로 출발을 알렸다. SK의 전력도 점점 채워지고 있다.

지난해 13승을 거두며 토종 최고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김광현은 올 시즌도 변함없는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스스로 “공끝은 지난해보다 더 좋다”라고 미소를 지을 정도다. 9이닝당 탈삼진이 무려 11.81개에 이른다. 최고 150㎞에 이르는 빠른 공과 전매특허인 슬라이더의 위력은 여전하고 커브와 체인지업도 적극적으로 섞으며 현재와 미래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쫓고 있다. 스스로의 동기부여도 강하다.
최정 또한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고 있다. 시범경기까지만 해도 허리·손목 부상으로 우려를 낳았지만 시즌이 시작되자 언제 그랬느냐 듯 대폭발이다. 8경기에서 타율 3할8푼5리, 3홈런, 11타점을 기록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1.400으로 에릭 테임즈(NC, 1.844)에 이어 리그 2위다. 최근에는 감 좋은 최정을 사실상 거르는 작전까지 유행이다. 타격감 회복을 위해 남들보다 배로 배트를 돌린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너무 잘 나가서 불안할 정도다.
정우람은 ‘명불허전’이라는 말을 실감케 한다. 보통 공익근무요원이나 상근예비역으로 군 복무를 해결한 선수들은 복귀 첫 시즌에 고전하는 경우가 열에 아홉이다. 몸 상태는 물론 감도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우람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는 이야기다. 아직 100% 상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맹활약이다. 4경기에서 1승1홀드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이다. 피안타율은 9푼1리에 불과하다.
스타가 괜히 스타가 아니다. 팀이 잘 나갈 때는 그 상승세에 기름을 붓고, 팀이 어려울 때는 그 분위기를 끊어갈 수 있는 선수를 스타라고 부른다. 또한 다른 선수들에 비해 기복이 심하지 않으며 꾸준한 활약으로 벤치의 ‘계산’을 만들어준다. SK는 그런 확실한 스타들을 보유하고 있다. 팀으로서는 든든한 밑천이다. 변함없이 자기 자리에서 팀을 지키고 있는 베테랑 선수들, 그리고 상승세를 타고 있는 신진급 선수들을 조합한다면 전력은 극대화될 수 있다. 기둥의 건재함을 확인한 SK가 터널에서 조금씩 빠져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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