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스리런포’ 이병규, “올 시즌 가장 기쁜 날”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4.10 22: 23

LG 트윈스의 심장 이병규(9번) 또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들었다.
이병규는 10일 잠실 두산전 8회말 1사 1, 2루에서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 윤명준을 상대로 좌월 스리런포를 터뜨렸다. 이 홈런으로 1-2로 두산에 끌려가던 LG는 역전에 성공했고, 유강남의 쐐기 타점과 봉중근의 시즌 3호 세이브로 5-2 승리했다.
이병규 다운 홈런이었다. 찬스에서 과감하게 초구 패스트볼을 밀어쳐 대포를 쏘아 올렸다. 드넓은 잠실구장이지만 이병규의 완벽한 스윙은 펜스를 넘기기 충분했다. 영양가 만점의 이병규의 2015시즌 첫 홈런이 터진 순간이었다.

경기 후 이병규는 “배트에 맞은 순간 ‘제발 넘어가라’고 생각했다. 계속 타구들이 외야에서 잡혔기 때문에 이번 만은 잡히지 않기를 바랐다. 하늘에서 도와주신 것 같다”며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면서 꼭 해결하고 싶었다. 대전에서 너무 힘든 경기를 하면서 팀 분위기도 좀 다운되어 있었다. 해결해서 분위기를 바꿔보고 싶었다. 올 시즌 중 가장 기쁜 날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병규는 대타 찬스에서 해결하는 자신 만의 노하우에 대해 “사실 대타가 쉽지 않다. 단 한 번의 찬스를 성공해야만 한다”며 “준비를 많이 하는 편이다. 타이밍을 꾸준히 잡고 투수의 구종도 머릿속에 넣어둔다. 덕아웃에서 부지런히 배트를 휘두르며 한 번에 끝낸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선다. 윤명준이 좋은 투수인데 오늘은 운도 내게 따른 것 같다”고 웃었다.
덧붙여 이병규는 대타 순간 LG 팬들의 엄청난 환호 소리를 들었냐는 질문에 “정말 짜릿했다. 온 몬에 전율이 올라온다”며 “나도 좋았지만, 우리 팀에도 좋은 홈런이 아니었나 싶다.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세리머니도 좀 크게 했다. 사실 더 크게 하려고 했는데 베이스를 돌면서 나도 모르게 좀 소심해졌다. 두산 베어스에는 미안하지만 우리 팀 분위기를 올려야만 해서 세리머니를 했다”고 밝혔다.
현재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선 “다음주 정도되면 한 경기 전체를 뛸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팀에 좋은 선수들이 워낙 많으니까 걱정하지는 않는다. 내일이면 (박)용택이도 온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이병규는 “나 혼자 이뤄낸 승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후배들이 열심히 잘 해줬다. (임)지섭이가 잘 던져줬고, 야수들도 멋진 수비를 했다. (김)용의도 중요한 것 두 개를 잡아줬다”며 “용택이가 오고, 조만간 (류)제국이와 (우)규민이도 온다. 내일이랑 모레에도 좋은 경기해서 팀이 반격할 수 있게 확실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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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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