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우완 사이드암 한현희가 여러모로 의미있는 1승을 거뒀다.
한현희는 지난 1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kt wiz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14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팀은 그의 호투 속에 6-0으로 승리, kt의 창단 첫 승을 저지하고 11연패로 몰아넣으며 2연패에서 탈출했다.
14탈삼진은 지난달 29일 목동 한화전 6탈삼진을 넘은 한현희의 데뷔 후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이다. 이날 한현희는 최고 147km의 강속구와 120km 중후반대의 커브를 주무기로 탈삼진을 뽑아냈다. 투구수 111개는 지난 4일 목동 SK전(93개)을 넘어 개인 최다 투구수 기록이고 7이닝은 개인 최다 소화 이닝이었다.

그는 이날 승리로 2012년 데뷔 후 첫 선발승을 거뒀다. 무엇보다 지난 2번 등판의 아쉬움을 털어낸 날이었다. 2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하고 있던 한현희는 이날 평소 잘던지지 못해 감독으로부터 지적받았던 싱커, 체인지업을 활용하며 타자를 요리하는 '발전'을 보이기도 했다.
한현희는 경기 후 "2번 등판하면서 진짜 죽을 뻔했다. 멘탈 문제인 것 같았다. 그래서 오늘은 진짜 미트가 찢어지게 던져보자 싶어서 나올 때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나왔다. 정말로 찢어진 청바지가 보이길래 '오늘 미트 한 번 찢어보자'는 심정으로 골라 입었다. 이를 악물고 던졌다"며 호투 뒷 이야기를 전했다.
한현희는 자신의 투구 분석표를 들여다보면서 "오늘 직구를 많이 던지고 싶었지만 커브가 더 좋은 것 같아서 팀이 이기기 위해서는 커브를 많이 던져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만큼 많이 던진 줄은 몰랐다"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그는 투구분석표 상에서 이날 직구 43개, 슬라이더(본인 표현으로 커브)를 52개 던졌다. 싱커는 2개, 체인지업은 14개를 던졌다.
이날 그는 팀 토종 투수 시즌 첫 승을 일궈냈다. 토종 선발 고민에 빠져 있는 팀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 "토종 첫 승"이라는 소식을 그에게 전하자 한현희는 "이제 앞으로 많이 이길 것"이라며 싱긋 웃었다. 한현희가 kt전 탈삼진쇼를 계기로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해맑은 웃음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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