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캐치’ 김용의, 등번호 8번 자부심 증명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4.11 07: 06

“5번 달고 외야에서 왔다 갔다 하면 이상하지 않나.”
LG 트윈스 김용의(30)는 2015시즌에 앞서 등번호를 5번에서 8번으로 바꿨다.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포지션을 전향한 만큼, 등번호도 외야수 번호(야구에서 8번은 중견수 포지션을 의미한다)를 달기로 한 것이다.
김용의는 지난 시범경기 기간 번호를 바꾼 이유에 대해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포지션을 전향했다는 의미가 들어가 있다”고 웃으며 “5번 달고 외야에서 왔다 갔다 하면 이상하지 않나. 어딘가 동떨어져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외야수로 꼭 성공하겠다는 의지 표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용의의 강한 의지는 현재 그라운드 위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스프링캠프부터 외야를 쉬지 않고 뛰어다닌 결과, 급속도로 외야 수비가 향상됐다. 타구 판단 능력이 빠르게 올라왔고, 특유의 스피드와 조화를 이루며 잠실벌을 누비는 중이다.
특히 지난 10일 잠실 두산전에서 4회초 1사 2루에서 양의지의 좌중간을 가르는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아낸 장면은 그림이었다. 판단력과 자신감이 없으면 절대 나올 수 없는 슈퍼맨 캐치로 팀의 실점을 저지했다. 9회초에는 첫 타자 오재원의 중전안타성 타구도 다이빙 캐치로 처리, 마무리투수 봉중근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외야수들에게 있어 다이빙 캐치는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아무리 멀어보였던 타구도 몸을 날려 잡아내면, 그만큼 수비 범위가 확장된다. 평소 원바운드로 처리했을 타구를 한 번에 잡아내면서 그게 자신의 수비 범위가 되는 것이다. 김용의가 이제 막 외야수로 뛰기 시작한 것을 감안하면, 김용의의 수비 범위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넓어질 가능성이 높다.
김용의는 지난 1일 끝내기 안타로 LG의 정규 시즌 첫 승리를 이끈 후 “사실 외야수비가 쉽지는 않다. 생각했던 것보다 여러 가지를 머릿속에 넣어야 하더라. 타자마다 타구의 방향은 물론, 타구의 성향도 다르다. 라인드라이브가 걸리는 모양이 다 다르기 때문에 확실하게 외워둬야만 한다”며 “그래도 점점 익숙해지고 있는 것 같다. 잠실구장 외야가 넓은 편이기는 하지만, 큰 문제없다”고 자신감을 전한 바 있다.
올 시즌 김용의의 활약은 수비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시즌 타율 3할4푼4리(32타수 11안타)로 타순을 가리지 않고 맹타를 휘두르는 중이다. 지난 10일 잠실 두산전서도 수비 뿐이 아닌 타석에서도 4타수 2안타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주중 대전 한화전에서 찬스를 살리지 못하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주말 3연전 첫 경기서 이를 만회했다.
김용의는 LG에서 가장 노력하는 선수로 꼽힌다. 입단 1년차에 트레이드를 겪었고, 현역으로 군복무에 임하는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근성과 노력으로 당당히 1군 선수가 됐다. 그리고 만 서른을 맞아 변화를 받아들였다. 외야수 김용의의 야구인생 대반전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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