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태인? 구자욱?' 류중일, 행복한 고민에 빠지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5.04.11 13: 01

"드디어 고민이 시작됐다".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채태인과 구자욱의 활용 방안을 놓고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2008년 삼성 타선의 세대 교체를 이끈 채태인은 지난해 12월 왼쪽 무릎 추벽 제거 수술을 받으며 1군 무대에 지각 합류했다. 채태인 대신 1루를 지켰던 구자욱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했다. 뛰어난 외모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던 그는 실력과 매너까지 갖춰 장차 이승엽의 계보를 이을 재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10일 대구 KIA전을 앞두고 "드디어 고민이 시작됐다"면서 "채태인과 구자욱을 번갈아 가며 기용하겠다"고 말했다. 먼저 기회를 얻은 건 채태인. 3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한 그는 3회 타격 도중 왼쪽 옆구리 통증을 호소했고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구자욱과 교체됐다.
전날 경기에서 끝내기 안타를 치고도 선발 명단에서 빠졌던 구자욱은 분풀이를 하듯 맹활약을 펼쳤다. 2-2로 맞선 5회 선두 타자로 나선 구자욱은 KIA 선발 필립 험버에게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125m 짜리 솔로 아치를 빼앗았다.
3-3으로 팽팽하게 맞선 삼성의 11회말 공격. 구자욱은 KIA 소방수 윤석민과의 대결에서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박찬도의 희생 번트로 2루까지 진루한 그는 박해민의 끝내기 안타 때 홈을 밟는 데 성공했다. 전날에도 그랬듯이 구자욱은 한 방이 필요한 순간마다 제 역할을 소화하며 벤치의 믿음에 보답했다.
보이지 않는 경쟁은 시작됐다. 채태인은 "통증은 조금 있는데 자리 빼앗길까봐 빨리 왔다"면서 "앞으로 2군에 내려가지 않도록 버텨야지. 내려가면 큰 일 난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구자욱 역시 지금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부상에서 회복한 채태인과 그 사이 무섭게 성장한 구자욱의 대결. "선수가 없어 죽겠다"는 일부 감독들과는 달리 류중일 감독은 그야말로 행복한 고민에 빠진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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