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스에게 따로 이야기를 했다. 자신도 (무엇이 문제인지) 알고 있다.”
양상문 감독의 외국인투수 처방전은 2015시즌에도 계속된다. 지난해 원포인트 레슨을 통해 코리 리오단을 진화시킨 것에 이어, 이번에는 루카스 하렐이 관리대상이다. 리오단보다 구위가 좋고, 커리어도 뛰어난 루카스인 만큼, 양 감독의 처방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루카스는 2015시즌 LG에서 헨리 소사와 특급 원투펀치를 이룰 것 같았다. 2012시즌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 1선발 에이스로 활약했고, 지난겨울 LG와 총액 90만 달러에 계약했다. 현대야구에서 모두가 선호하는 땅볼 유도형 투수이자 체인지업과 커브로 삼진을 잡는 능력까지 지녔다.

하지만 루카스는 2013시즌부터 2014시즌까지 제구난조로 고전, 2014시즌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내다가 한국행을 택했다. 양 감독은 루카스 입단이 확정되자 “예전부터 지켜본 투수다. 최근 부진한 이유가 투구 밸런스에 있었다. 그런데 이 점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전했다.
정규시즌이 시작됐고, 루카스는 개봉됐다. 문제는 루카스가 4회부터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되곤 한다는 것이다. 3회까지 막강한 구위를 앞세워 순조롭게 마운드를 지키다가도, 상대 타순이 한 바퀴 도는 시점부터 급격히 무너진다. 한국무대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31일 잠실 롯데전에선 4⅔이닝 3피안타 4볼넷 7탈삼진 4실점, 지난 5일 잠실 삼성전에선 3⅔이닝 3피안타 7볼넷 3탈삼진 5실점했다. 특히 삼성전에선 연속 볼넷을 범하는 과정에서 상태 타자를 향해 쓸데없는 신경질을 부리기도 했다. 제구난조에 유리멘탈까지 겹치며 자멸했다.
이날 LG는 정성훈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했는데, 양 감독은 경기 후 “선발투수 빼고 모두 잘했다”며 루카스를 저격했다. 양 감독이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렇게 특정 선수를 꼬집은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양 감독은 루카스가 자신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고치기를 바랐다.
루카스를 향한 아쉬움은 동료들도 마찬가지다. LG의 한 베테랑 선수는 “정말 좋은 공을 가지고 있는데 적응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한 듯싶다”고 했고, 또 다른 베테랑 선수는 “구위를 보니 그냥 가운데 넣으면 땅볼이다. 왜 저렇게 변화구를 던지고 쓸데없이 옆으로(스리쿼터) 던지는 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지난 10일 루카스가 시즌 세 번째 선발 등판을 앞둔 시점에서 “루카스에게 따로 이야기를 했다. 자신도 (무엇이 문제인지) 알고 있다”고 밝혔다. 루카스와 면담에 들어갔으며, 반등할 여지가 있는지 11일 경기를 통해 지켜보겠다는 의미다.
루카스의 시즌 세 번째 등판 상대는 두산. 두산은 올 시즌 팀 타율 2할4푼, 팀 OPS 0.660으로 공격 부문 하위권에 있다. 하지만 김현수 홍성흔 민병헌 오재원 양의지 정수빈 등 강타자가 즐비하다. 이들이 정상 페이스를 찾을 경우,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 양 감독의 처방전이 효과를 발휘, 루카스가 주말 3연전 LG의 위닝시리즈를 이끌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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