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성남에 강했다. 하지만 수비의 실수로 페널티킥을 허용해 무실점을 놓쳤다.
시즌 첫 선발. 하지만 부산 아이파크의 골키퍼 이창근(22)에게서 긴장감은 찾을 수 없었다. 골문을 향해 수 차례 슈팅이 날아왔지만 거침없이 막아냈다. 부산 윤성효 감독이 바라던 바였다. 지난 2경기서 5실점을 했던 부산이 바라던 골문의 안정감이었다.
하지만 이창근은 물론 부산 모두 웃지 못했다. 후반 22분 히카르도의 침투를 막던 수비수 노행석이 몸싸움 과정에서 반칙을 저지르며 페널티킥을 내준 것. 이창근은 키커로 나선 히카르도의 슈팅을 막아보려 했지만, 결국 골을 허용했다. 부산도 이 실점으로 0-1로 패배했다.

이날 이창근의 선발 기용은 부산으로서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경기 전 윤 감독은 "이랬던 저랬던 (이)범영이가 2경기서 5실점을 했다. 창근이에게도 기회를 줄 때가 됐다"고 설명했다. 2연패에 빠진 부산으로서는 분위기 반전을 위한 승부수를 던져야 했다. 이창근에게는 오랜만의 기회라는 동기부여, 이범영에게는 경쟁 의식에 불을 붙이는 선택이었다.
이창근은 자신에게 온 기회를 소중하게 활용했다. 경기 초반부터 성남이 거센 공격을 퍼부었지만 골문을 철통같이 지켰다. 위기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전반 34분에는 박스 왼쪽으로 침투한 김동섭의 슈팅을 적절한 판단을 바탕으로 막아내며 골문을 지켰다. 전반 37분에는 김동섭이 노마크의 완벽한 헤딩슛을 시도했지만, 흔들리지 않고 공을 처리했다.
이창근이 성남을 상대로 활약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 성남 원정에서도 이창근은 미소를 지었다. 당시 11경기 연속 무승(4무 7패)로 부진했던 부산은 이범영 대신 이창근을 출전시켜 재미를 봤다. 시즌 두 번째로 선발 출전했던 이창근은 부산의 4-2 승리에 힘을 보탰다. 8개월 만에 탄천종합운동장에 나선 이창근은 지난해와 같이 활약했다. 그러나 수비수의 실수로 골을 허용하는 바람에 8개월 전과 같은 승전보는 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창근이 활약을 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페널티킥을 내준 것은 이창근의 실수가 아니었다. 이창근의 활약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조준하고 있는 신태용호에도 기쁜 소식이다. 올림픽 대표팀의 이운재 코치는 이날 경기장을 찾아 이창근의 경기를 유심히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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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